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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중심 경제와 인프라 투자 
연구진 이상호 원장 보도기관 아시아경제 날짜 2017-07-18
우리나라 수도권 직장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이 90분이라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8분)보다 3배가 넘는다. 출퇴근 시간을 90분에서 60분으로 단축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는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정책방안이다. 출퇴근 시간이 30% 단축되면 그 자체가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혜택이다.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면서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터인지 인프라가 충분하고 국민소득 증대에 따라 건설투자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다. 정부의 중기 재정운용계획도 이같은 인식을 반영해 2020년까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매년 6%씩 줄이도록 돼 있다. 

우리 인프라가 충분한지는 어떤 지표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히 국토면적당 도로나 철도 길이로만 보면 OECD국가의 상위권이다. 인구밀도를 반영하거나 인프라가 감당하고 있는 수송량을 기준으로 한 부하지수로 평가하면 OECD국가의 평균에도 못 미친다.

OECD국가의 건설투자는 국민소득 1만 5000달러까지는 증가했다가 그 이후로 하락했다는 통계도 자주 인용된다. 우리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가까우니 앞으로 더 이상 건설투자 증대를 기대하지 말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OECD국가의 대부분은 오랫동안 인프라 투자를 소홀히 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인프라 노후화로 국가경쟁력이 하락했고, 최근 발생한 영국의 노후 아파트 화재사건에서 보듯이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잠재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OECD국가들도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건설투자 비중이 더 이상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시설물 노후화에 따라 유지보수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유로컨스트럭트(Euroconstruct)에 가입한 유럽 19개국의 유지보수시장 규모는 51.5%로 신규 건설시장보다 더 컸다. OECD국가의 건설투자 ''비중''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더라도 건설 ''투자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4대강 사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박근혜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소홀히 했다. 최근 2∼3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사상최고의 건설 수주와 투자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토목투자는 작년까지 7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문재인정부도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19일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에 국가균형발전과 도시재생뉴딜이 포함됐지만 획기적인 인프라 투자계획은 없다. 도시재생뉴딜을 통해 ''쇠퇴지역을 혁신공간으로 재창출''하고자 한다면, 안전하고 혁신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후 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인프라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이때 인프라 투자의 목표는 시설물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출퇴근 시간의 단축''이 좋은 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인프라 선진국의 교통정책 목표도 이미 ''사람 중심''으로 돼 있다. 

노후 시설물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안전을 확보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인프라 투자야말로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정책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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