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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제도 혁신 없이 청년 일자리 못 늘린다
연구진 이상호 원장 보도기관 한국경제 날짜 2017-08-17
올해 경제성장률이 3%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청년(15~29세) 실업률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지난 6월 전체 실업률은 3.8%였지만, 청년 실업률은 10.5%였다. 건설산업의 청년 일자리 감소세는 더욱 놀랍다. 2011년 111조원이던 건설수주액이 작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165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건설기술 관련 협회에 등록된 30세 이하 건설기술자 수는 2011년 6만939명에서 2016년 10월에는 3만363명으로 줄었다. 지난 5년간 건설수주 실적은 50% 늘었는데 청년 건설기술자 수는 50% 줄어든 것이다. 대학의 토목공학과나 건축 및 설비공학과 졸업생 취업률도 낮아졌다. 2010년 토목공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은 77.8%였는데 작년에는 47.2%로 급감했다. 건축 및 설비공학과 졸업생의 취업률도 같은 기간 66.0%에서 55.7%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니 반갑다. 급한 대로 청년고용 의무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규제를 통한 강제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은 고령층의 일자리 상실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보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과 산업구조의 실상에 기초한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기업은 매출 감소세의 장기화가 예상되면 보유 인력을 줄이고, 성장세가 예상되면 신규 채용을 늘린다. 매출보다 더 민감한 변수는 수익성이다. 적자를 본 기업은 당장 인력 구조조정부터 나선다. 건설업체도 그렇다. 토목공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이 저조한 이유는 작년까지 7년 연속으로 토목투자액이 감소했다는 사실과도 연관된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2020년까지 매년 6.0% 줄이겠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토목시장이 축소되면 토목기술자 고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량 감소보다 더 심각한 것이 적자 문제다. 공공공사 매출 비중이 100%인 종합건설업체는 2007년 875개였다가 2015년에는 523개로 줄었다. 거의 전부가 지역 중소건설업체다.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5년 이후 10년간 단 한 해만 빼고 예외 없이 매년 적자였다. 대형 건설업체도 다를 바 없다. 2015년 공공공사 영업이익자료 확인이 가능한 대형 건설업체 14곳 중 80%에 달하는 11곳이 적자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공공발주자들이 오랫동안 적정공사비를 책정해주지 않았고, 가격경쟁 위주의 입·낙찰제도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공사비 산정기준인 실적공사비는 제도 도입(2004년) 이후 10년간 단가가 36.5%나 하락했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하는 건설공사비 지수는 2005년 74.4에서 2015년에는 114.2로 10년간 50% 넘게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공사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는데 공사비 산정기준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게다가 300억원 미만 공사에 적용되는 적격심사제도의 낙찰하한율은 2000년 이후 지난 17년간 고정돼 있다. 300억원 이상 대형공사는 2015년까지 최저가 낙찰제가 시행되다 작년부터 종합심사낙찰제로 대체됐지만, 평균 낙찰률이 작년 4분기에는 79%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십수 년에 걸쳐 누적된 공공발주자의 삭감 위주 공사비 산정과 저가 낙찰이야말로 건설업계의 가장 큰 ‘적폐’다.

토목 투자의 지속적인 감소와 수주만 하면 손해보는 공공공사의 적자 구조를 내버려 두고 건설산업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운운하기는 어렵다.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 인프라 투자계획 수립으로 청년들에게 건설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응급처방으로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주된 수주영역인 300억원 미만 적격심사공사 낙찰하한율을 10%포인트가량 상향 조정하고, 차근차근 공사비 산정제도와 입·낙찰제도를 정비해나가야 한다. 오랫동안 건설업체의 민원대상이었던 ‘간접비 지급방식 개선’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중소건설업체의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청년 건설기술자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건설업 등록기준상의 건설기술자 보유조건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건설산업에 누적된 적폐 청산과 건설제도의 총체적인 개편이 있어야 청년 일자리 창출을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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