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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외건설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
연구진 김민형 선임연구위원 보도기관 에너지경제 날짜 2017-09-06
지난 8월 29일 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과 2017~21년까지 중기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였다. 내년도 SOC 예산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올해 대비 20.0%나 삭감되었다. 내년 예산만이 아니다. 2021년까지 SOC 예산을 매년 평균 7.5%씩 감축할 것이라고 하니 건설업계에서는 새로운 활로 모색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내수 건설시장의 한계를 인식해서인지 몇 안 되는 건설산업 관련 국정과제 중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의 하나로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해외건설 수주 동향을 보면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활로 모색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물론, 2013년 어닝 쇼크 이후 국내 기업들의 보수적인 수주전략 탓도 있겠지만, 해외건설 수주액이 3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금년 8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9.0% 상승하기는 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의 수주 증가를 보인 중동에 기인한 것이며,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서는 수주가 감소하였다. 

1965년 태국의 도로공사를 시발점으로 한 우리 해외건설은 52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수주 구조는 유가의 등락에 따라 수주가 좌우되는 취약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과 유가간의 상관계수가 0.87~0.94에 이른다고 하니 유가의 등락은 곧 해외건설 수주의 등락으로 이어져 해외건설 수주액도 큰 폭의 부침(浮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침은 결국 호황 시 과다한 해외건설 인력의 스카우트와 불황 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양 극단을 반복하게 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었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해외건설을 위한 유능한 글로벌 프로젝트 관리자(project manager)의 양성은 요원한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물론, 어느 분야에서나 단기간에 패러다임을 바꾸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유가의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감산합의나 미국의 셰일오일 동향에만 기대서는 기존의 해외건설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해외건설 수주액의 단기적인 증감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에서 벗어나자. 문제는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수주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제적인 표준계약서의 숙지를 통해 계약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해외 프로젝트의 대형화에 대응하여 프로젝트 관리(project & program management)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턴키 사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기획이나 기본설계 역량 확보뿐 아니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민간-공공 파트너링을 통한 인프라 개발사업(일명 PPP사업) 지원을 위한 현지 시장 특성별 네트워크 구축과 공공-민간 재원을 결합한 재무 모델의 개발도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공자금은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인프라와 주변 부동산을 패키지로 개발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민간 상업 금융이 개발금융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어떤 전략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단기적인 성과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것이다. 술수만 있고 진심이 없는 거래는 지속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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