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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년 하락, 5년 상승 … 수도권 주택시장 변곡점 왔나
연구진 허윤경 연구위원 보도기관 중앙일보 날짜 2018-03-21
수도권 주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3월 들어 상승 폭이 둔화하고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다. 전셋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금까지 가격 급등을 주도한 강남·서초·강동구의 전셋값도 하락세다. 정책 방향의 변화도 강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많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이후 계속된 시장과 규제의 힘겨루기 와중에 정책 효과가 발휘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지나치는 주택시장의 근본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주택시장은 경기 사이클이 존재한다. 긴 호흡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강남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2013년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5년간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 동안 하락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10년간의 주택경기 사이클이 되풀이된다면 현 시점이 변곡점일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해야 한다.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게 마련이다. 
   
주택시장엔 가격의 단기적 등락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 펀더멘탈에 수렴한다. 거시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할 우려가 크고, 인구 증가세 둔화, 노령화 등 강력한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주택 재고는 올해 2000만호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총량적 관점에서 성장 펀더멘탈의 약화는 불가피하다. 
   
주택시장은 유동성 변화, 수급 상황 등으로 단기적 등락은 짧은 진폭으로 항상 발생한다. 금리 인상, 입주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3% 중반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개인의 대출제약도 강력하다. 연말 이후 대출 없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이 증가했지만 이러한 수요층이 많지는 않다. 거래량 감소와 수요 위축은 불가피하다. 반면, 입주물량 증가세가 가파르다. 작년부터 시작된 입주 증가가 내년까지 3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간이용 패턴의 변화, 지역별 수급 불일치로 세부 지역별 주택시장 상황은 추세적 상황과 다를 수 있다. 도심으로 집중하는 토지이용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심 선호가 지속해서 강해지고 있어 도심과 외곽의 가격 격차가 더 커질 것이다.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기도 하며, 재건축 사업 중단에 따른 멸실(滅失) 감소로 전셋값이 안정되는 현 상황을 이해하는 실마리다. 
   
끝으로 주택시장에서 대부분의 변수는 시차를 두고 발현된다. 금리가 오른다고 즉각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며, 공급이 감소한다고 올해 당장 가격이 오르지는 않는다. 금리는 비교적 짧은 시차에 영향을 주고, 공급은 긴 호흡으로 영향을 미친다. 시차는 다를 수 있지만, 변수마다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준다. 
   
지난 하반기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와 시장은 조급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유동성이 선행해서 축소됐지만 5년 동안 누적된 자산시장의 구조적 힘이 존재하고 시차를 두고 후행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은 경기 사이클, 펀더멘탈, 단기적 변동성, 공간이용 패턴 변화, 변수의 시차를 고려하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량 감소가 먼저 나타날 것이다. 입주 증가로 임대료는 안정되고 금리 상승 영향까지 고려하면 전세 비중 증가도 있을 것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조정되고 매매가격도 안정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축소되는 우리 경제의 모습과 궤를 같이할 것이다. 하지만, 일정 재고가 확보된 선진국도 여전히 사이클이 존재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장기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시장을 예측하고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시각은 여전히 단기적이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 강남 특정 단지 분양에 모든 눈이 쏠려 있다. 한편에서는 급등을, 다른 한편에서는 급락을 바란다. 이는 변동성이 컸던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해석하는 태도이고, 어쩌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급등락을 바라는 시장참여자와 급격한 가격상승에 대비하는 정부가 기대하는 바는 물론 다르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장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시장참여자와 정부는 ‘사실상 동료’다. 이들이 시장의 변동성을 오히려 키우는 원인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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