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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근로시간 단축 추가비용대책
연구진 최민수 선임연구위원 보도기관 머니투데이 날짜 2018-05-28
최근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낮은 공사비로 신음하는데 근로시간 단축까지 가세하면 준공일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손실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눈앞이 캄캄하다는 반응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정책목표가 있다. 다만 이로 인한 추가 비용은 발주자가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추가 인건비나 공사기간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공사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례로 다가구주택 건설기간을 보면 우리나라는 6~7개월이 소요되나 미국이나 유럽에선 12개월을 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시공비 증가는 발주자가 부담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단위면적당 시공비가 우리나라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이유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건설현장을 가보면 주 68시간 근로를 전제로 공정계획을 수립한 사례가 많다. 입찰경쟁이 심하고 공사비를 낮추려면 공사기간 단축이 가장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 기술제안형 입찰은 대부분 공기단축 계획을 제안하고 낙찰받은 사례가 많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을 곧바로 적용할 경우 인건비 증가와 더불어 공기연장 등으로 심각한 분쟁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민간공사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이미 분양한 아파트에선 심각한 공정 차질이 우려된다. 건축주나 입주자와 계약한 준공일을 맞추려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당연히 간접노무비나 현장경비, 일반관리비도 증가한다.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테면 터널 굴착이나 지하 콘크리트 타설 등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품질확보가 용이하다. 혹한기와 혹서기,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작업이 부진하다. 이에 따라 건설현장에서는 봄·가을철에 공정을 최대한 진척시켜야 한다. 또 후속 공정이 예약된 경우 전(前) 공정을 어떻게든 오늘 마감해야 한다. 따라서 최대근로시간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분쟁과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
 
해외 공사현장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동안 적자 시공이 많았는데 저가투찰 외에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다. 변경된 최대근로시간을 준수할 경우 목표 공기를 맞추기 어렵고 과도한 지체상금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더구나 중동이나 동남아지역은 40℃ 넘는 기후 때문에 특정 기간에 노동력을 집중투입해 공정률을 높여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건설업종에는 2~3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건설현장은 최대근로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내에서 이미 시공 중인 건설현장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근로시간 단축에서 비롯된 공사비 증가나 공기 지연에 대해 발주자가 그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가계약법령에도 정책이나 제도변화에 따른 공사비 증가는 발주자가 이를 부담토록 명시했다. 또 최대근로시간 단축 등을 반영해 적정한 공사비가 산정되도록 품셈이나 표준시장단가를 재정비하고 표준공기나 공사비 산정지침을 제정·보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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