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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장과 일자리, 투자가 좌우한다
연구진 이상호 원장 보도기관 아시아경제 날짜 2018-06-29
글로벌 투자운용회사인 모건 스탠리의 신흥시장 대표인 루치르 샤르마는 국가의 경제를 전망하는 10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인구, 물가, 통화가치, 부채, 지정학적 위치 등과 더불어 투자도 그 중 하나다. 경제에서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 국가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고의 투자는 제조업, 기술, 도로와 전력망과 상수도 등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 투자다". 과거 한국이 그런 국가였다고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나쁜 투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속적인 부양효과도 없으면서 위험한 부채를 짊어지게 만드는 부동산 투자라고 단언한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최근 3∼4년간 한국 경제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해 온 것은 건설투자였다. 2012년에 186조원이었던 건설투자가 2017년에는 251조원으로 무려 65조원이나 늘었다(2010년 실질금액기준).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50%를 넘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부터 지난해 7.6% 늘어난 건설투자가 올해 하반기에는 -1.5%를 기록해 연간으로는 -0.2%, 내년에는 -2.6%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다.

일자리는 문재인정부의 최대 화두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일자리 성적표는 좋지 않다. 만약 건설산업의 일자리 창출이 없었다면 일자리 성적표는 더 나빠졌을 것이다. 건설일자리는 기본적으로 건설투자가 좌우한다. 2012년에 건설취업자 수는 약 180만명이었지만 건설투자의 증가에 힘입어 2017년말에는 201만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늘어나던 건설취업자 수가 매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1월에 9만9000명이었던 것이 2월에는 6만4000명, 3월에는 4만4000명, 4월에는 3만4000명에서 5월에는 4000명으로 줄었다. 만약 올해 하반기에 건설투자가 1.5% 가량 감소한다면 건설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만명 정도 줄어들 수 있다. 

건설투자의 급격한 축소는 성장의 위기이고 일자리의 위기다. 하지만 아직은 위기상황에 둔감한 듯이 보인다. 올해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전년 대비 14%나 줄어든 19조원이었지만 내년도 SOC예산 요구액은 올해보다 10.8%나 줄어든 16조9000억원이라고 한다. 급격하게 위축되는 민간 주택투자를 대신해 완충역할을 해야 할 공공건설투자마저 계속해서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건설경기가 나빠졌다고 주장할만한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건설투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플러스 성장세였다. 건설취업자 수도 5월까지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이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하반기에 건설투자건 취업자 수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는 것은 전망일 뿐이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는 수주실적이다. 수주실적은 약 1년반의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 실적에 반영된다. 재작년에 165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종합건설업체의 수주실적은 작년에 160조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약 15%가량 더 줄어 140조원 미만을 기록할 전망이다. 선행지표인 수주실적이 작년부터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건설투자의 위축세가 너무 빠르다는 것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건설경기가 호황에서 불황으로 전환되는 기간(건설투자의 후퇴국면 지속 기간)이 약 2년 반 정도 걸렸지만 이번에는 작년 하반기 이후 약 1년만이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계속 건설투자가 늘었기 때문에 당장 올해는 큰 문제가 안되리라고 본다. 본격적인 건설투자 추락세는 내년 2분기 이후에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만약 지금부터 SOC예산을 비롯한 적절한 공공건설투자 확대정책의 수립이 없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건설투자 급감에 따른 성장과 일자리 감소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다. 

성장이나 일자리는 건설투자 외에도 대내외 경제여건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을 비롯한 수출 환경이나 금리,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좋지 않다. 게다가 최저 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같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기술, 인프라에 대한 좋은 투자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것은 검증된 경험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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