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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프라 선진국, 홍콩의 선택
연구진 이상호 원장 보도기관 건설경제 날짜 2018-10-29
요며칠 새 새로 개통된 홍콩의 ‘강주아오 대교’가 화제다.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연결하는 총 길이 55㎞(사업비 약 13조원)로 인천대교(18㎞)보다 3배나 길다. 이 중 22.9㎞는 교량 구간이고, 6.7㎞는 해저터널 구간이다. 세계 최장의 해저 침매터널, 세계 최장의 철골 다리몸체 등 기술적 측면에서 세계 기록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2009년 12월에 착공하여 약 9년 만에 완공했다. 이제 홍콩과 주하이 혹은 마카오 간의 차량 운행시간은 3시간30분에서 30분으로 크게 단축되었다. 이 다리 개통으로 홍콩과 마카오는 관광객 급증은 물론이고 경제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지리적, 경제적 통합도 가속화될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홍콩∼선전∼광저우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사업비 약 12조원)가  개통되었다. 이 중 26㎞ 길이의 홍콩 구간 개통으로 홍콩은 처음으로 2만5000㎞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중국 본토 고속철도망과 연결된다. 홍콩에서 선전까지는 14분, 광저우까지는 48분 소요된다. 이 고속철도의 개통과 강주아오 대교의 개통으로 초대형 통합경제권인 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 베이) 지역은 육로로 1시간 생활권이 되었다. 고속철도 홍콩 구간은 세계 최대 지하 고속철도역인 웨스트카오룽역에서 시작된다. 이 역은 이미 세계 유수의 건축 디자인상을 수상한 관광명소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이제는 홍콩에서 출발하여 본토 44개 도시에 직통으로 닿을 수 있다. 앞으로 중국 곳곳을 여행할 때는 홍콩이 이상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홍콩국제공항(첵랍콕 공항)도 2030년까지 확장해서 연간 1억230만명의 승객을 수용하겠다고 한다.

왜 이렇게 홍콩은 쉬지 않고 계속해서 많은 돈을 인프라에 투자할까? 기본적으로 홍콩은 중국 본토와 다른 나라를 연결하는 ‘초연결자(super connector)’를 지향하고 있다. 인프라를 통해 단순히 물류만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역·금융·관광 등 모든 영역을 연결하여 경제적 과실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의미의 초연결자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인프라 개발이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만이 아니라 싱가포르도 지속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콩과 싱가포르는 인프라가 부족해서 그런가? 그렇지 않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만 보더라도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 몇 년간 계속 세계 1위, 2위의 인프라 경쟁력을 보유한 나라다. 혹자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도시국가(City State)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것도 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국가가 아니라 도시에 한정하더라도 서울시의 인프라 수준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선진국이지만 ‘미래’와 ‘글로벌’을 보고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0월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국가경쟁력 순위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작년에 2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140개국 중 15위라고 한다. 실제로 1년 만에 이렇게 국가경쟁력이 오른 것은 아니다. 평가기준이 대폭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항목을 대거 추가했고, 정성평가 항목을 줄이거나, 시의성과 객관성이 떨어지는 항목을 삭제했다.

세계경제포럼이 평가한 올해 인프라 부문 경쟁력 1위는 싱가포르, 2위는 홍콩이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는 8위였지만, 올해는 6위라고 한다.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전력 보급률(1위), 해상운송 연결성(3위), 철도 서비스(4위) 등이다. 하지만 도로의 질(12위), 해상교통 서비스(14위), 공항 연결성(16위) 등은 10위권 밖이다. 철도 밀도(20위)와 물공급의 신뢰성(23위), 안전하지 못한 식수에 노출된 정도(26위) 등은 상대적으로 평가순위가 낮았다.

올해의 세계경제포럼 인프라 평가항목은 작년과 큰 차이가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 인프라와 도로·철도·항만·공항 및 전기 공급의 질(Quality), 항공기 운송능력, 휴대전화 등록자 수, 유선전화 등 9가지를 평가했다. 이 중 우리나라의 ‘전체 인프라 질’은 2016년과 동일하게 14위였다. 부문별 순위는 철도 7위, 도로 12위, 공항 13위, 항만 23위 등이었다.

이 같은 세계경제포럼의 평가순위는 많은 한계가 있다. 일종의 인식조사 같은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가항목별로 각국 간의 상대적 위치에 대한 참고자료는 된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인프라 수준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비하면 대부분이 뒤처져 있다.

세계 1위, 2위의 인프라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싱가포르나 홍콩은 지속적으로 도로, 고속철도, 항만, 공항 같은 교통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보다 못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 우리가 마을 도서관이나 체육시설 같은 ‘생활 SOC’ 투자만 조금 늘린다고 해서 인프라 경쟁력이 올라갈 리 없다. 우리도 ‘미래’와 ‘글로벌’을 겨냥한 과감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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