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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기고] 건설업계-공제조합 ‘윈윈’ 방안 찾아야

보도일자 2013-07-26

보도기관 건설경제

1960년대 전후 복구사업 등으로 증폭되었던 건설 수요에 비해 건설기업들의 신용 능력은 열악하여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원활한 신용 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1963년에 건설공제조합은 건설기업들의 필요에 기인한 자발적 출연으로 설립되었다. 그 이후 건설공제조합은 50여년간 건설 활동에 필요한 금융 신용을 보증과 융자 방식으로 건설기업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다. 그리고, 이는 건설 서비스의 공급 과정에서 발주자와 건설기업들 사이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리스크에 대하여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말을 기준으로 건설공제조합은 보증 및 융자 업무를 통해 건설산업에 40조원 규모의 신용을 공급하였으며, 건설기업에 따라서 출자 지분 및 담보가액의 적게는 10배, 많게는 80배에 이르는 신용 공여를 하고 있다.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의 양상과는 다르게 최근의 국내 건설시장은 2008년 말에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침체 국면을 겪고 있다. 외환위기 시에는 발생 이후 3년 뒤인 2000년부터 국내 건설경기가 다시 상승 추세로 반전한 것에 반해 금융위기 이후에는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 수주의 경우, 2008년 이후 2011년을 제외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기업은 물론 연구기관들도 향후 건설경기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수주 전망에 따르면 민간 건설 부문의 침체로 2013년 실적이 2012년 보다 2.8% 감소한 98.7조원에 그쳐 8년 만에 100조원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건설기업들의 수주 및 경영 실적 악화와 더불어 유동성 위기를 가져오고 있으며, 몇몇 기업들은 워크아웃 및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최근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 건설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기 이후 크게 증가한 다양한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건설공제조합은 보증수수료나, 융자 이자율 등에 있어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융자 이자율은 1%대의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해 건설기업들에게 리스크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공제조합은 2000억원 규모의 자본금 감소와 더불어 일부 건설기업들의 부실로 인해 발주자에게 대신 지급하는 대급금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및 대응방안’ 자료를 보면,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500억원 이상 대기업 중에서 구조조정 대상 건설업체는 지난해보다 3개 업체가 늘어난 20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지난해 1000억원대의 자본금 감소를 겪은 건설공제조합이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큰 폭의 자본금 감소가 발생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한다.

 현재의 이러한 추세는 조합원들 중 부실 기업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건설공제조합의 자본금 감소를 초래하며 자본금의 감소는 다시 건설공제조합의 신용공여 능력의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건설기업들의 사업 능력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경제 활동 영역을 축소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악순환 구조는 건설공제조합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며, 건설산업의 금융 보루 역할을 담당해 온 건설공제조합의 위기는 다시 건설산업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들, 즉 종합건설기업들이 있어야 보증 및 융자 사업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적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건설산업 전담의 신용 제공 기관으로서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판단할 때, 건설공제조합이 자금 지원 확대를 통해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수익을 증대시키는 선순환 구조로의 전환에 대한 요구 또한 증대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의 현재 상황은 자본금의 손실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자금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선택의 여지가 지극히 제한적인 ‘진퇴양난(進退兩難)’의 갈림길에 빠져 있다. 따라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건설업계와 건설공제조합이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상생하며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고, 이는 건설산업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초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