都市 리모델링의 그림을 그리자
보도일자 2002-08-19
보도기관 에코노믹 리뷰
옛날 러시아의 에카테리아 2세 때 포촘킨이란 대신은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황제가 다니는 곳이나 눈길이 닿는 곳은 미리 모조리 부수고 새로이 장식을 하였다. 급하면 그림가리개로 벽을 만들어 전시효과를 노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높은 분이나 외국사절이 올 때 길이 포장이 되거나 치장이 되는 것을 ''포촘킨의 벽''이라고 한다. 최근 월드컵을 치르노라 우리는 허겁지겁 축구장을 만들고 난지도에 공원을 조성하고 주변거리를 꽃으로 장식한 것도 따지고 보면 ''포촘킨의 벽''이다.
일단 행사를 치르고 난 지금 허전하기도 하다. 그러나 서울은 이런저런 대규모 행사 때마다 이것저것 만들어지고 덧붙여지고 하면서 성장해 왔다. 아시아게임을 치르고, 올림픽을 치르면서 탈바꿈하였다.
이제 새 시장이 취임하자 복개된 청계천을 복원하고 시청앞 광장을 보행자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한다. 하기야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고 아낙네들이 빨래를 할 수 있다면 그게 현대판 꿈의 도시가 될런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도시에 구태여 ''포촘킨의 벽'' 같은 가식이 필요할까? 보다 근본적으로 시급한 것은 모자라고 노후한 도시의 재생 마스터 프랜이다.
우리의 도시는 역사가 짧다. 서울이 6백년 古都라고 하나 오늘날 같은 도시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고작 수십년 사이의 일이다. 건설 초기에는 무엇보다 급증하는 인구를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급했다. 도시기반을 다지고 계획을 세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도시는 당초부터 무절제하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맞물리며 성장해 왔다. 한쪽으로 달동네가 퍼져가고 한쪽으로는 고층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섰다. 장화신고 다니던 버스종점이나 분뇨지게 지고 다니던 판잣집은 없어졌지만 불법주차로 꽉찬 골목길의 환경은 옛보다 못하다. 도시계획도 오락가락이었고, 건축법이나 관련법들도 오락가락이었다. 60년대에 개발된 지역과 요즘 개발된 지역은 용적률도 다르고 주차장 규제도 다르다.
요즘 강남은 재건축바람으로 아파트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 재건축이란 이름 아래 20년도 안된 집들이 허물어지고, 정작 개선되어야 할 달동네나 노후하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단독주택지역은 그냥 방치되어 있다. 멀쩡한 아파트들을 ''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판정하고 모두 이런 식으로 바꿔놓을 것인가? 큰 그림이 없기에 서로 사업권을 선점하려고 아우성이고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춤추고 있는 것이다. 강북의 꼬불꼬불 비좁은 골목길 단독주택들이 깡그리 다세대 다가구 주택으로 바뀌고 있다. 왜 강북지역의 아파트와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서너배의 차이가 나는가? 강북은 우리에게 버려진 동네인가?
이제 주택보급율도 100%에 이르렀다. 그동안 철학이나 미학보다는 경제논리나 정치논리에 밀려 만들어진 도시. 이제 양적으로만 팽창시키기보다 질적으로 재생시켜 나갈 때이다. 낡은 것은 리모델하거나 리바이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시재생의 매스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중소도시, 또는 농촌의 취락지역도 그에 알맞은 개발모델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 소득 2만달러시대를 내다보아야 한다. 계획이 없었기에 논두렁 사이로 고층 아파트들이 삐죽삐죽 오르고, 러브호텔과 음식점들만 들어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난개발의 온상이 되었다. 땅의 이용이나 건축물에 대한 규제는 시장원리보다 계획에 따라 강화되어야 한다.
새로운 도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도시를 재생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하부구조를 다듬고,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을 조화시키고, 곳곳에 문화적, 역사적 랜드마크를 부각시키고, 도심지의 토지효율을 높이고, 단독주택, 연립주택, 아파트단지가 적절하게 배치되도록 규제하고 녹지와 연계되도록 도시를 재생시키는 시각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도시들은 추하지 않고 개성있고 우아하게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 나름대로의 컬러에 맞게 다시 태어나도록 관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행사를 치르고 난 지금 허전하기도 하다. 그러나 서울은 이런저런 대규모 행사 때마다 이것저것 만들어지고 덧붙여지고 하면서 성장해 왔다. 아시아게임을 치르고, 올림픽을 치르면서 탈바꿈하였다.
이제 새 시장이 취임하자 복개된 청계천을 복원하고 시청앞 광장을 보행자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한다. 하기야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고 아낙네들이 빨래를 할 수 있다면 그게 현대판 꿈의 도시가 될런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도시에 구태여 ''포촘킨의 벽'' 같은 가식이 필요할까? 보다 근본적으로 시급한 것은 모자라고 노후한 도시의 재생 마스터 프랜이다.
우리의 도시는 역사가 짧다. 서울이 6백년 古都라고 하나 오늘날 같은 도시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고작 수십년 사이의 일이다. 건설 초기에는 무엇보다 급증하는 인구를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급했다. 도시기반을 다지고 계획을 세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도시는 당초부터 무절제하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맞물리며 성장해 왔다. 한쪽으로 달동네가 퍼져가고 한쪽으로는 고층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섰다. 장화신고 다니던 버스종점이나 분뇨지게 지고 다니던 판잣집은 없어졌지만 불법주차로 꽉찬 골목길의 환경은 옛보다 못하다. 도시계획도 오락가락이었고, 건축법이나 관련법들도 오락가락이었다. 60년대에 개발된 지역과 요즘 개발된 지역은 용적률도 다르고 주차장 규제도 다르다.
요즘 강남은 재건축바람으로 아파트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 재건축이란 이름 아래 20년도 안된 집들이 허물어지고, 정작 개선되어야 할 달동네나 노후하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단독주택지역은 그냥 방치되어 있다. 멀쩡한 아파트들을 ''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판정하고 모두 이런 식으로 바꿔놓을 것인가? 큰 그림이 없기에 서로 사업권을 선점하려고 아우성이고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춤추고 있는 것이다. 강북의 꼬불꼬불 비좁은 골목길 단독주택들이 깡그리 다세대 다가구 주택으로 바뀌고 있다. 왜 강북지역의 아파트와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서너배의 차이가 나는가? 강북은 우리에게 버려진 동네인가?
이제 주택보급율도 100%에 이르렀다. 그동안 철학이나 미학보다는 경제논리나 정치논리에 밀려 만들어진 도시. 이제 양적으로만 팽창시키기보다 질적으로 재생시켜 나갈 때이다. 낡은 것은 리모델하거나 리바이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시재생의 매스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중소도시, 또는 농촌의 취락지역도 그에 알맞은 개발모델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 소득 2만달러시대를 내다보아야 한다. 계획이 없었기에 논두렁 사이로 고층 아파트들이 삐죽삐죽 오르고, 러브호텔과 음식점들만 들어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난개발의 온상이 되었다. 땅의 이용이나 건축물에 대한 규제는 시장원리보다 계획에 따라 강화되어야 한다.
새로운 도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도시를 재생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하부구조를 다듬고,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을 조화시키고, 곳곳에 문화적, 역사적 랜드마크를 부각시키고, 도심지의 토지효율을 높이고, 단독주택, 연립주택, 아파트단지가 적절하게 배치되도록 규제하고 녹지와 연계되도록 도시를 재생시키는 시각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도시들은 추하지 않고 개성있고 우아하게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 나름대로의 컬러에 맞게 다시 태어나도록 관리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