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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입찰제도와 건설기술자 등급제가 문제로다!!

보도일자

보도기관

현행 건설공사 입찰제도는 개정되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건설공사의 입찰제도는 적격심사 제도 또는 최저가 낙찰제도로서 이 제도에 의거 건설공사를 수주해 보았자 모든 건설업자들이 이윤은 커녕 막대한 손실을 입을 지경에 처해 있다.

현행 입찰제도하에서 건설공사의 수주는 경영상태 점수, 실적 점수, 가격 점수, 채택될 복수 예가 등을 종합하여 투찰 가격을 결정해서 입찰하는 그야말로 천운(天運)이 따라야 맞출 수 있는 해괴한 입찰제도이다.

경영상태와 실적이 양호할수록 더 낮은 가격으로 수주하라는 논리는 뭔가 크게 잘못된 논리이다. 또한 엄청난 돈을 걸거나 벌점을 먹어가며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최저가 입찰제도 역시 진짜 웃기는 입찰제도이다.

2천억 짜리 최저가 공사도 사원, 대리급 직원이 일주일도 안돼 견적을 완료해서 입찰에 참여하는 그런 입찰제도이다.
이쯤되면 전 세계에서 한국이 최고의 건설대국(建設大國)이다!!

최저가로 할 수 있는 공법검토 내지 기술검토의 여지가 없이 그저 경쟁사의 가격만을 의식해서 투찰내역서를 만들고 전문건설업자의 견적과 보증금에 대한 금융비 등을 참고하여 실행예산을 검토해 보고 투찰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물량을 발주해도 건설업체의 일 처리는 식은 죽 먹기다.
오로지 시공능력 상위권을 향한 외형 키우기가 급선무이다.
그러나 건설업체 수효가 워낙 많다보니 정부가 밥거리 제공시 마다 아비규환이 벌어져 마치 흥부네 집안 꼴이 연상된다.

현행 입찰내역서가 미주알 고주알 목적물과 공법, 가설 및 작업방법까지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입찰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저 공종별 단가를 삭감해서 투찰금액 숫자를 만드는 길 밖에 없다.
결국 최저가 낙찰제도는 정부에서 건설업체들에게 단순히 덤핑을 유도하는 제도로 전락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보아도 이런 입찰제도를 운용하는 나라는 없다. 공무원들의 안일무사에서 나온 발상으로 운 좋은 놈과 돈 있는 놈이 일을 따가라는 원리로서 건설기술 후진국을 만들고 있는 제도이다.

제도가 이러니 정부발주 공사에 대한 수주계획도 세울 수가 없고 나아가 회사 운영계획도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매 년 말이면 회사 운영계획에 대한 책임에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정든 회사를 떠나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천운이 따라줘서 건설공사를 수주한들 그 금액은 정부의 가격 가이드 라인에 의거한 겨우 목구멍에 풀칠할 정도의 저가 금액이기 때문에 초근목피를 먹는 심정으로 건설공사를 수행하지 않는 한 엄청난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다.

그 손실을 카버하기 위해서 전문건설업자를 쥐어 짜야하고 전문건설업자는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제 나름대로의 조치를 취함으로서 결국 부실시공으로 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건설업체들의 저가수주로 인한 모든 리스크는 결국 전문건설업자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사실 적격심사 제도이건 최저가 낙찰제도이건 이 제도 시행 하에서 계약된 도급액은 제도 시행전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현장 실행예산 금액만도 못한 실정이니 이 제도 시행 후에 공사원가가 얼마나 빠듯해 졌는가를 알 수 있다.

한편 보증제도의 도입으로 공사원가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보증회사의 보증제도 보다는 건설회사 주거래은행의 보증을 받도록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이런 제도하에서 그 동안 대형 건설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들은 매출이 상승하는 금년부터 향후 몇 년 동안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어 회사 경영에 애로가 많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이런 위험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의 입찰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 혹은 자체 건축공사 쪽으로 더 매진할 것이다.

따라서 건설회사들에 의한 부동산관련 사회적인 문제는 계속될 것이며 요즈음 시끄러운 분양가 문제, 건축열기 등이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정부발주공사가 대부분인 토목공사 쪽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중이다.

결론적으로 건설업체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는 현행 입찰제도의 변경은 새로운 정권이 탄생되어야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말단 인부들까지도 건설업이 옛날 같지 않다고들 한다.
그 결과 모든 것이 인색해져 건설업 풍토가 여간 나쁜 것이 아니다.
새 정권은 건설한국의 기술력이 향상될 수 있고 진정한 건설기술자를 사회가 인정해 주는 그런 입찰제도를 제정해 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새 입찰제도는 발주자와 설계자가 목적물을 설계해 놓고 그 공법 내지 작업방법은 시공자가 선택해서 목적물 이외에는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없이 최저가로 책임시공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것이 국제적인 흐름이고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