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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시험대에 오른 해외건설

보도일자 2021-07-01

보도기관 아시아경제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6월29일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적은 147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는 지난해와 유사한 65억달러를, 태평양·북미와 유럽 지역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억달러와 15억달러가 증가한 15억달러와 2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에 주력 시장인 중동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6억달러나 적은 41억달러에 그쳤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와 토목은 각각 작년과 유사한 수준인 95억달러와 28억달러를, 건축은 20억달러가 감소한 12억달러를 기록했다.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작년 실적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성과 달성도 불가능하지만은 않겠다. 다가올 시험을 잘 치른다면 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세계 경기 불황을 가져온 코로나19의 중심에는 봉쇄와 이동 제한이 있다. 공장이 멈추고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사람들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되었고 이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다. 백신 접종의 확대 등으로 대유행의 종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은 크고 현재 진행 중이다. 특히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고 이제 시작인 듯하다.

해외건설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시장 환경을 포함해 발주처가 계획한 사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의 충분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더불어 기업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등을 발주처에 설명하는 ‘수주 영업 활동’이 필수다. 그런데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필수 인력의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런 영업 활동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때문에 올해는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기업과 우리 정부에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을 기반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지연됐던 발주 계획의 정상화 등이 해외건설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이 체감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필요하다. 올해 3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기 전에 서둘러 대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출 기업은 해외 발주처의 사업 계획 정상화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입찰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필수 인력의 차질 없는 활용을 위해 백신 접종을 포함한 인력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단됐던 정부 단위의 건설외교 재개가 필요하다. 주요 발주국가와 양자 협력을 강화하고, 각국의 현지 공관을 활용한 수주외교도 확대해야 한다. 다음으로 투자개발사업 수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전담기관을 통한 지원방식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건설기업과 공공기관의 역량을 활용한 교통 및 물류, 도시개발, 수자원 등 상품 분야별 맞춤형 지원 전략도 요구된다.

국내 건설시장의 호황 여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져서는 안 될 해외건설시장이다. 1965년 해외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거둔 누적 수주 8800억달러는 단지 숫자만의 의미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해외건설 경쟁력과 해외건설시장이 갖는 중요성의 증거다. 비록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수 있겠지만, 올해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누적 수주 1조달러 달성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