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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해외건설, 2021년과 2022년

보도일자 2022-01-14

보도기관 e대한경제

필자는 지난해 11월 말경에 국내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해외건설 수주가 300억 달러를 넘기 어려우리라 전망한 바 있다. 틀렸다. 필자의 예측이 틀렸으니 언짢을 만한데 그렇지 않고 안도감이 든다. 2021년 우리 건설기업이 해외건설시장에서 거둔 수주액은 306억 달러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었다. 코로나 19 대유행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 거둔 실적으로 그야말로 고군분투한 결과다.

전체 실적 중에 중동과 아시아의 수주 규모는 112.2억 달러와 92.6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6%와 20%씩 감소했다. 하지만, 북미·태평양 지역의 수주는 39.3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614% 증가했으며, 아프리카·유럽 지역의 수주도 48억 달러로 72% 증가했다. 주력 시장인 중동과 아시아의 부진을 비주력 시장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만회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2020년 69.2억 달러로 해외건설 수주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중남미 지역의 수주는 80%나 감소한 14억 달러에 그쳤다. 당시 수주 시장 다변화에 성공한 것이 아니냐 혹자의 질문에 필자는 일회성 대형 사업 수주를 기반으로 한 수주 증가는 지속성을 담보하지 않기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 해외건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장 다변화가 기대처럼 쉽게 실현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부문이 179억 달러 전체 수주의 58.5%를 차지하며 주력 상품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지만, 토목과 건축 부문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토목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58.5억 달러, 건축은 26.4억 달러로 48%나 감소했다. 특히, 건축 부문의 경우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자릿수에도 미치지 못한 8.6%를 기록했다. 반면에, 전기부문은 UAE에서 수주한 22.7억 달러 규모의 초고압직류 해저 송전공사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인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2021년 수주실적이 세계 경제의 V자 반등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더는 몇백억 달러 수주는 우리 해외건설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중요한 건 2022년의 해외건설 시장이고,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2022년 세계 경제는 기저효과가 컸던 2021년과 비교해 둔화할 전망이지만 4.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선진국은 고용 여건 개선과 재정지원 지속 등에 힘입어 경기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며, 신흥국은 백신 보급 확대와 경제활동 본격화에 따라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급락했던 국제유가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의 세계 석유 수요 회복에 힘입어 배럴당 70~75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와 공급의 점진적 정상화는 해외건설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해외건설 시장 내부적으로는 봉쇄와 이동 제한에 따른 발주 지연과 사업 수행 환경 악화는 백신 확대 등에 힘입어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은 지역을 가릴 것 없이 건설 투자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국내 건설기업의 주력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은 탈석유화 구축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중립과 함께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도 간과해서는 안 될 이슈다. 아직 관련 법률이나 규정이 부족하지만, UAE,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중심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끝으로 여전히 타결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이란의 핵합의 복귀도 기회 요인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란 건설시장이 과거 국내 건설기업의 3번째 수주 시장이기도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통화정책 긴축 전환, 공급 병목 현상 및 인플레이션 지속 등 불확실성이 높지만, 점진적인 세계 경제 회복세를 기반으로 해외건설 시장의 발주 환경은 작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수주 전략과 함께 G2G 지원, 팀코리아 플랫폼 구축, 금융 및 투자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경쟁력 있는 수주 역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