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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유럽 주택공급 정책의 교훈

보도일자 2022-05-19

보도기관 e대한경제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몇 년간 주택가격 급등과 임대료 불안이 맞물리면서 주택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민이 됐다.

새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매년 50만호씩 250만호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주택문제 해결의 시작점은 안정적 주택공급이라는 점을 인식한 결과다.

그러나, 주택공급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정책이다.

규제는 정부가 단독으로 집행하지만, 공급은 시스템과 산업이 수행하고 토지 확보에서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거기다 개발 행위가 동반돼 지역사회의 반발, 개발방식 및 개발이익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다.

현재 유럽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 10년간 독일의 주택가격은 81.3% 상승했다. 2013년 이후 연방정부는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선회했고 2018년에는 연간 30만호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작년 연말 취임한 신임 장관은 연간 40만호로 물량을 확대했다.

그러나, 도시의 쾌적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공급은 유럽에서도 사회적 갈등이 큰 정책이다.

독일은 연방정부, 지방정부, 공기업, 산업계, 노조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조율하고 있다.

발굴된 정책은 주택공급을 위한 10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현재 독일 주택공급의 핵심 정책이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은 피할 수 없다.

영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0년간 집값은 64.5% 상승했고 런던은 78.4%에 이른다.

보수당은 2015년 총선에서 연간 20만호 주택공급을 공약했고 2019년 총선에서는 연간 3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2017년 중앙정부는 토지 확보, 개발 밀도 상향, 공급기간 단축, 공급주체 다양화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고자 했다.

2020년 이후에는 주택공급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1947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도시계획 관련 제도로 진단하고 단순화, 표준화, 디지털화를 목표로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 모두 주택공급 속도는 더디고 팬데믹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가시적인 주택공급 물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으면서 현지에서는 추가 규제 완화 및 지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독일과 영국 사례는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양한 시장 참여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장기적 효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250만호라는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한 세부 점검사항이 많다.

먼저,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성시가지 토지주 대부분은 민간이며 서울 주택공급의 90%는 민간에서 담당해 왔다.

수급 불일치 상황인 도심은 민간의 참여와 역할 확대가 절대적이다.

반면, 공공택지 개발 물량이 142만호로 목표치의 과반을 넘는다.

공공에서 적기에 저렴한 토지를 대량으로 공급해줘야 주택공급이 가능하다.

토지 보상, 기반시설 설치 등 공공택지에서도 해결해야 할 일이 도심만큼 많다.

둘째, 정부는 시스템 개편 및 산업 선진화를 도모해야 한다.

인허가, 계획 제도 개선을 통해 공급기간을 단축하고, 표준화, 스마트 시공을 통해 건축비를 낮춰야 한다.

지어진 250만호는 제로에너지의 스마트홈이 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주택공급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협의체, 캠페인, 시민 참여 유도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논란 대부분은 개발이익과 관련돼 있다.

개발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주체가 수행하되, 공공은 계획 및 사업관리 역량을 높여 개발이익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