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건설산업 재탄생(rebirth)을 위한 ESG경영의 가치

보도일자 2024-07-11

보도기관 대한경제

ESG경영이 시대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의 경영혁신 유행어 수준을 넘어 산업과 국가, 인류 역사 대전환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건설산업도 ESG경영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재탄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SG경영의 출발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기업도 지구촌 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했다. 고객들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소비를 시작했고, 투자자들 역시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수준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유사한 개념인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환경경영 등은 지속가능경영 개념으로 통합되었다.

지속가능경영 핵심 분야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로 인식되면서 ESG경영으로 용어가 변경되고, ESG 공시의무도 부과되었다. ESG경영이 법적 의무의 영역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2023년 3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ESG 공시기준을 발표했으며, EU와 미국 등 주요국들이 2025년부터 공시 의무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우리나라도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에서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하였고, 현재 적용 시기를 논의 중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1~2년 사이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제시하고 ESG 공시기준에 맞추기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ESG 경영을 비용과 비효율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수동적으로 접근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ESG 경영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재무적 성과와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ESG 경영은 생산성 향상, 투자 최적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경영의 효과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서 산업 차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건설산업의 경우 ESG경영 확산의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산업은 발주자, 시공사, 협력업체, 금융기관 등 다양한 참여주체들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종합 네트워크 산업이다. 그러나, 건설산업은 참여주체들 상호간 분절과 수직 계층적 원하도급 구조 등으로 인한 극한 대립과 갈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뛰어넘기 위해 ESG경영의 가치를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건설산업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영국의 경우 건설기업, 발주자를 비롯한 다양한 참여주체들이 상호 협업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파트너십을 혁신의 주요 키워드로 강조했다. 상생경영뿐 아니라 안전분야에서도 1994년부터 CDM(Construction Design and Management Regulations)제도를 도입해 발주자를 포함한 건설사업 주체에게 안전관리 역할을 부여하고, 유기적 협력과 지원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영국 건설산업은 연간 50명 이하의 낮은 사고사망자 수, 공사비 절감 등 다양한 성과를 보였다. 상생, 협력, 성과 공유 등과 같은 ESG경영의 가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21세기 건설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해 품질과 안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산업 재탄생(rebirth) 수준의 변혁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건설산업 재탄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인적 요소의 혁신도 필수적이다. 건설산업이 ESG를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해관계자 배려, 상생, 공정 등과 같은 ESG 가치는 대립과 갈등, 부패, 불공정 등 건설산업의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건설산업이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을 통해 산업 참여주체들의 인식과 가치를 혁신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건설인 모두가 더 늦기 전에 ESG경영의 가치를 직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