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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서울권 신도시가 필요하다

보도일자 2006-11-16

보도기관 매일경제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11ㆍ15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드디어 발표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주택가격 안정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신도시 등에서 공급을 앞당기고 물량을 확대하면서 결과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주택담보대출 등 수요 부문 불안 요소에 대해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일단 주택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이 공급 부족에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드디어 인정했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대책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특히 올해부터 2010년까지 수도권에 총 164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주택 공급 로드맵을 제시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은 2002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이 주택시장 불안의 가장 큰 요인이었기 때문에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급 확대 정책을 폈어야 했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주택시장 수급 불균형 문제를 인식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문제는 공급 대책이 약효를 발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또 그 공급 정책이 과연 수요에 맞는 방향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수도권 공급물량은 2008년 이후 연간 36만~40만가구에 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주택시장 불안정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LTV, DTI 같은 대출규제 강화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 같은 수요억제 대책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어 최소 한도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화를 꾀하려면 기존 주택 매물이 자연스럽게 시장에 흘러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더 낫다.

한시적이나마 양도소득세 인하와 함께 취득세, 등록세 같은 거래세 부담도 낮추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신도시 새 아파트 분양가만 억제할 일이 아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주택가격 격차를 내버려 둘 경우 분양가 인하로 주변 집값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시적 세부담 경감처럼 기존 주택 가격인하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계획중인 수도권 신도시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이 수요에 맞는 공급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분당이나 평촌 같은 1기 신도시 건설은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20㎞ 내외였고, 서울의 집값 안정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 검단이나 파주 같은 신도시는 서울에서 50~60㎞ 떨어져 있어 서울의 집값 안정에 기여하기 어렵고, 오히려 주변 지역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저렴한 주택인지, 국민임대주택인지에 대해서도 좀 더 심각한 검토가 필요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확대나 분양가제도 개선도 이번 대책에 언급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오히려 다행스럽다.

사실 분양가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인 실효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이제는 정부도 주택 정책 대상과 목표를 좀 더 좁게 잡았으면 한다.

중산층 이상의 고급주택 수요는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몫은 서민 주거안정이다.

서민이라고 해도 생활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주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생활근거지 인근의 주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3기 신도시는 서울권 신도시가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서울 인근의 일부 그린벨트 해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결국 선택과 조화의 문제다.

제시된 공급 확대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비전 2030''도 제시한 적이 있는데, 주택 공급도 2010년까지 물량만 계획할 것이 아니라 2030년 혹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내다보고 로드맵을 작성했으면 한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좀 더 싸고 좋은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