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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해외건설 300억불시대 눈앞, 경쟁력 제고 고삐 더 죄어야

보도일자 2007-09-27

보도기관 파이낸셜 뉴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말까지는 300억 달러를 육박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지난 40년간 중동의 열사와 오대양 육대주의 오지에서 흘린 우리 건설역군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경축할 만한 일이다. 한국 건설산업의 불굴의 도전정신이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해외건설은 1968년 태국의 고속도로 공사를 필두로 시작되었으며, 1970년대 중동의 건설 붐에 힘입어 본격화되었다.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1975년부터 급격히 커져 1981년에는 137억 달러에 이르렀고,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건설 수출국이 되었다. 지나친 증가세로 나중에 구조조정 등 부작용을 겪기는 하였지만 두 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를 극복하는 외화가득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997년에는 140억 달러의 해외 수주고를 올리는 반짝 경기도 있었으나 진정한 제2의 중흥기는 작년부터 시작하여 금년까지 이어지는 시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해외건설의 양적인 성장만큼이나 질적인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1981년에는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주하였으나 작년에는 그 비중이 60%에 그쳤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의 수주가 나머지를 채웠다. 해외건설업체도 대폭 늘어났으며 일부 중소건설업체들의 신규 진출과 이들 업체들의 개발형 부동산 사업 추진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공종의 고도화도 이루어져 1981년에는 건축과 토목이 수주금액의 90%를 차지하였는데 지난해에는 플랜트 분야가 65%를 넘었다.
   해외건설의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세계적으로 해외건설 시장규모는 1981년에 약 1,200억 달러에서 2006년에는 2,2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었을 때 한국의 해외건설이 아직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고 볼 수는 없다. 20년 전에는 집계도 되지 않던 중국의 금년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서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해외건설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더 노력할 여지가 있다. 한 때는 고부가가치 플랜트 분야를 갈망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플랜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부담이 되고 있다. 우선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플랜트 수주가 기대만큼 부가가치를 높여주지 못했다. 플랜트는 전체 해외시장의 35%에 불과하여 한계가 있고 또한 시장구조가 석유화학 중심에서 가스, 에너지, 담수 분야로 재편되는 과도기에 있으므로 추가적인 수주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의 해외건설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건설업체는 플랜트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하고, 건설관리 능력을 배양하여 외국인력을 활용한 토목, 건축 분야의 수주에 노력해야 한다. 세계 해외건설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 대한 진출도 확대되어야 한다. 새로운 유형의 해외건설로 한국형 SOC 민자사업 구도를 활용한 진출 방안도 유망하다. 건설산업에서의 자연스런 역할분담에 따라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해외건설 특화업체도 기대해 본다.
   정부는 건설외교의 강화, 공적개발원조의 확대 등을 통하여 해외건설 사업환경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해외건설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외국에서 기술력과 언어․문화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육성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1994년 이후 인상되지 않고 있는 해외 근로자 비과세 한도액을 월 100만원에서 월 300만원 수준으로 상향조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이는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16강 진출 후에 한 말이다. 비록 해외건설이 유사 이래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기 보다는 더 큰 목표를 갖고 매진해야 할 것이다. 60주년을 맞이한 건설산업의 구호 ‘국민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건설강국의 코리아’라는 명성을 드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