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기도

보도일자 2001-07-10

보도기관 한국건설신문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도 건설업계가 겪는 고통은 사뭇 크다. 요즘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건설업뿐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링, 감리, 자재 등 관련산업으로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언제 다시 일어날 것인지조차 점칠 수 없다. 미국대공황 때도 가장 타격을 입었던 분야가 건설업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건설업이 우리 경제에 미친 功은 결코 작지 않다. 경제개발 초기 월남특수에서 시작하여 중동경기로 이어져 우리 건설인들은 남들이 마다하는 뜨거운 사막지역을 누비며 당시로는 소중하기 짝이 없는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것이 오늘같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주택과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꾸준히 건설하여 우리의 건설투자는 한때 GDP의 23%를 상회하였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이른바 건설입국이다.

이런 과정에서 군살이 박히고 거품이 끼었다. 지금 건설시장에는 무자격업자들이 난무하고 있다. 과연 건설업이 ''봉''인가?

건설경기가 꺽어지니 방향감각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기회에 건설업계도 나름대로 구조조정과 정화 그리고 거품빼기의 아픈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건설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이 기회에 점검해야 할 것은 낙후된 기술과 기술자의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우리기업의 해외활약상을 예로 들며 우리의 기술수준이 상당하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특수한 구조물에 부딪치면 우리의 기술수준은 너무 낙후되었다. 대형 국책사업 때마다 곤욕을 치루지 않는가?

유럽여행 길에서, 아직도 버티고 있는 수많은 로마시대의 구조물들을 보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천 오백년이 넘은 바오로사원의 기둥은 도대체 어떻게 만든 것인가? 그 우람한 대리석 기둥에 배인 당시의 건설기술과 건설문화에 그저 숙연해 진다. 거리거리에 남아있는 유적들이 모두 감동의 덩어리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삼풍아파트의 잔해를 보면 스스로 부끄럽다. 우리도 백년, 천년을 자랑스레 버틸 수 있는 ''작품''을 언제나 만들 수 있나?

기업들도 이제 개발연대의 ''집장사''경영을 탈피하여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여야 한다. 앞으로는 거품시대가 아니다. 건설업은 ''노가다''라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건설업도 첨단산업이다. 또 첨단화되어야 한다.

현재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속전철이나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한 신공항 등은 건설업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충분한 첨단기술의 복합체이다. 이들 건설사업에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첨단기술과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또한 건설의 대형화에 따라 정보기획, 부동산개발, 파이낸싱, 엔지니어링, 경영관리 등의 종합적 복합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건설업은 결코 만만한 업종이 아니다. 보다 높은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고속철도 공사로 인한 국가적 망신은 우리의 기술력과 경영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이다.

앞으로 건설산업의 책무는 크다. 우리의 국토는 아직도 많은 건설인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앞으로 공급하여야 할 사회간접자본의 수요도 엄청나고 신도시 개발수요도 크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의 개선과 관련된 각종 환경시설, 레저시설, 교육시설의 수요도 높다. 경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제일 먼저 이루어질 것이다.  

건설은 장치산업이다. 투자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난다. 민간부문의 회복은 느리겠지만 공공부문은 고용효과 등을 감안할 때 경기보다 먼저 활성화될 것이다. 물론 예전 수준으로 올라서기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리겠지만.

건설업은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 기회에 새로운 변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재도약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