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수주잔고의 함정
보도일자 2010-09-27
보도기관 건설경제
국내기업들이 매출액보다 수주잔고를 중시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 기업군은 수주잔고보다 매출액을 더 중요시한다. 매주 35만 부를 발행하고 있는 미국의 건설전문지(ENR)는 건설 및 설계ㆍ엔지니어링에 대한 통계는 언제나 매출액 기준이지 당해 년도 수주액은 참고자료 정도로 표시한다. 글로벌기업들의 수주잔고가 당해년도 매출액의 3년치를 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기업,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수주잔고가 최소 3년치를 넘어 5년치까지 확보되어 있음을 자랑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매출액 중심이라는 의미는 수익성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반면에 수주액 중심은 수익보다 일거리를 더 중시한다는 의미다.
일거리가 바로 돈이 된다면 수주잔고는 곧바로 경영의 안정성과 성장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매출과 수익 중심의 경영은 기업의 현금흐름 관리에 상당한 비중을 두게 된다. 반면 수주액 중심의 경영은 경기가 나빠질 경우 현금 흐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수주잔고가 많다면 기업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상장기업들의 회계보고기준이 국제표준회계보고기준(IFRS)을 따라야 한다면 수주 중심 경영에 문제점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분양과 PF 지급보증, 과도한 선급금지급, 장기계속계약제도 등이 문제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수주량을 건설기업 경영의 최대 목표로 삼는 데 따른 문제점을 짚어보자. 공공공사에서 손익의 분기점을 건설기업들은 발주자들이 산정한 예정가격의 75% 내외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최저가낙찰제 공사에 50~60%대 입찰을 하는 이유를 보통 ‘공공공사는 손해를 보더라도 안정적인 현금흐름 때문’임을 내세운다.
2009년과 같이 당해년도 계약액의 70%까지 선급금을 지급한 경우를 보자. 선급금은 국제회계기준에서 보면 발생 수익보다 외상 매출로 분류되기가 쉽다. 진행 중인 공공공사 현장 중 과반수가 예산 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계약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공사기간이 4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국내 공공공사를 보면 50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ㆍ시공 일괄방식이 아니면 대개 7년을 넘긴다.
예컨대 5000억원 이상 공사가 3.5년에 소화될 경우 연도별 매출액이 1430억원이 되지만 500억원 공공공사는 연 매출액이 약 71억원에 불과하다. 계약액은 10배 차이지만 연도별 매출액에서는 20배 차이로 벌어지게 된다. 특히 국내 공공공사에서 착공년도 평균 예산 배정률이 계약액의 4%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계약액 대비 매출액 차이는 20배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수주 잔고는 경영의 안정성보다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국내 공공공사 중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장기계속계약’ 방식이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수주잔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50%에 가까운 공공건설현장들은 예산배정 부족으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임에도 불구, 공사 목적물을 보호ㆍ관리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 ‘수입 없는 지출’ 사업장이 과반수에 가깝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지출은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공공공사 원가산정방식에서 제경비는 직접경비의 요율(%)로 산정되기 때문에 개점휴업인 공사에서 발생되는 간접경비를 보상해 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외국 현장에서 발주자가 필요한 예산을 적기에 배정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공백기는 당연히 간접비를 지불한다.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클레임 대상이다. 수익과 현금흐름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출과 수입 공백기를 최소화시키려고 한다.
국제회계기준이 비록 상장기업에만 적용된다고 하지만 비상장기업에게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건설기업들은 수주량 목표 경영에서 매출과 현금흐름 관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기에 온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매출 및 현금 흐름 관리를 하려면 우선 공공공사의 계약방식 및 기성고 지급방식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또한 지출과 매출 사이 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계속비계약방식을 확대해야 한다. 선급금률 확대보다 기성지급 절차와 지급기간 및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장 지출과 수입 기간 갭을 최소화시키는 게 훨씬 중요하다. 외상 매출이 아닌 실제 매출이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주중심의 경영 평가를 매출중심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큰 게 좋다’라는 고정 관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3년 미만의 수주잔고만 갖고 있는 이유는 매출 없는 수주잔고가 경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주잔고가 경영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일거리가 바로 돈이 된다면 수주잔고는 곧바로 경영의 안정성과 성장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매출과 수익 중심의 경영은 기업의 현금흐름 관리에 상당한 비중을 두게 된다. 반면 수주액 중심의 경영은 경기가 나빠질 경우 현금 흐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수주잔고가 많다면 기업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상장기업들의 회계보고기준이 국제표준회계보고기준(IFRS)을 따라야 한다면 수주 중심 경영에 문제점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분양과 PF 지급보증, 과도한 선급금지급, 장기계속계약제도 등이 문제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수주량을 건설기업 경영의 최대 목표로 삼는 데 따른 문제점을 짚어보자. 공공공사에서 손익의 분기점을 건설기업들은 발주자들이 산정한 예정가격의 75% 내외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최저가낙찰제 공사에 50~60%대 입찰을 하는 이유를 보통 ‘공공공사는 손해를 보더라도 안정적인 현금흐름 때문’임을 내세운다.
2009년과 같이 당해년도 계약액의 70%까지 선급금을 지급한 경우를 보자. 선급금은 국제회계기준에서 보면 발생 수익보다 외상 매출로 분류되기가 쉽다. 진행 중인 공공공사 현장 중 과반수가 예산 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계약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공사기간이 4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국내 공공공사를 보면 50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ㆍ시공 일괄방식이 아니면 대개 7년을 넘긴다.
예컨대 5000억원 이상 공사가 3.5년에 소화될 경우 연도별 매출액이 1430억원이 되지만 500억원 공공공사는 연 매출액이 약 71억원에 불과하다. 계약액은 10배 차이지만 연도별 매출액에서는 20배 차이로 벌어지게 된다. 특히 국내 공공공사에서 착공년도 평균 예산 배정률이 계약액의 4%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계약액 대비 매출액 차이는 20배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수주 잔고는 경영의 안정성보다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국내 공공공사 중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장기계속계약’ 방식이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수주잔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50%에 가까운 공공건설현장들은 예산배정 부족으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임에도 불구, 공사 목적물을 보호ㆍ관리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 ‘수입 없는 지출’ 사업장이 과반수에 가깝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지출은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공공공사 원가산정방식에서 제경비는 직접경비의 요율(%)로 산정되기 때문에 개점휴업인 공사에서 발생되는 간접경비를 보상해 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외국 현장에서 발주자가 필요한 예산을 적기에 배정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공백기는 당연히 간접비를 지불한다.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클레임 대상이다. 수익과 현금흐름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출과 수입 공백기를 최소화시키려고 한다.
국제회계기준이 비록 상장기업에만 적용된다고 하지만 비상장기업에게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건설기업들은 수주량 목표 경영에서 매출과 현금흐름 관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기에 온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매출 및 현금 흐름 관리를 하려면 우선 공공공사의 계약방식 및 기성고 지급방식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또한 지출과 매출 사이 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계속비계약방식을 확대해야 한다. 선급금률 확대보다 기성지급 절차와 지급기간 및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장 지출과 수입 기간 갭을 최소화시키는 게 훨씬 중요하다. 외상 매출이 아닌 실제 매출이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주중심의 경영 평가를 매출중심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큰 게 좋다’라는 고정 관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3년 미만의 수주잔고만 갖고 있는 이유는 매출 없는 수주잔고가 경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주잔고가 경영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