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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시론] 가치창조산업으로 거듭나기를…

보도일자 2011-01-04

보도기관 건설경제

희망찬 신묘년(辛卯年)의 새해가 밝았다. 어려웠던 한 해를 뒤로 하고, 새해는 작년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말한다. 건설산업의 큰 장이 펼쳐지는 장밋빛 미래도 감히 꿈꿔보고 싶다.

 늘 그랬듯이 지난해도 참으로 다사다난하였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분단국의 현실을 다시금 실감했으며, 일부 고위직에서 행한 부적절한 채용 파문으로 우리 사회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였다.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 회생을 도모하고 환경과 생태가 살아 숨 쉬는 명품 하천으로 거듭나게 할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 차이, 특히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제안된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았다.

 희망을 안겨준 성과도 많았다. 월드컵축구와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선전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한껏 고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신흥국 처음으로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크게 드높일 수 있었다. 미국, EU와의 자유무역협정은 한국 무역 환경의 미래를 밝게 하였다. 또,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사건의 저변에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나라가 세계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제기준을 따르기만 하던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국제기준을 만드는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재협상이냐 추가협상이냐 하는 논쟁이 있지만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우리의 기준을 완화해주고 관세철폐 일정을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하였다. 이제 많은 부문에서 세계 10대 국가로 꼽히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국 이래 처음으로 미래를 자체적으로 개척해가는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희망과 낙망이 교차하는 변화에 있어서는 건설산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외시장에서는 연초부터 UAE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올렸으며, 역대 최고 수주액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수년 내로 천억 달러 수주가 확실시되면서 해외건설 강국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몇 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증액되었던 공공토목공사 발주가 다시 축소되고, 민간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SOC 예산은 감소하고 예상되는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의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수주물량 부족과 시장의 불확실성 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길게 보아도 SOC 예산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부동산도 공급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건설시장이 선진국과 같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건설산업은 이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만 한다.

 능동적인 가치창조 산업으로의 변모가 그 해법의 하나일 것이다. 과거에는 수요가 있는 입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수요를 창출하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때이다. 블루 오션을 찾는 데 만족하지 말고, 나아가 블루 오션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도로 건설은 한 풀 꺾이고 친환경 철도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녹색도로라는 관점에서는 여전히 큰 시장이 열려있는 것이다. 건축물과 첨단기술이 융복합되면 새로운 주거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해외건설에서도 신도시, 원전, 고속철도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 제안하면서 수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한 차원 높은 도약을 가능케 할 것이다.

 건설산업이야말로 지난 세기 국가경제 성장의 진정한 견인차 아니었는가. 녹색건설 등 신성장동력 발굴, 신상품을 통한 주택시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면 국내 건설시장은 틀림없이 회복될 수 있다. 아울러 성실한 시공과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의식을 확산, 정착시킴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건설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건설산업이 다시 국가경제 성장의 토대를 창출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준비된 산업, 혁신하는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큰 귀와 유난히 짧은 앞발을 지닌 토끼는 주위 말에 귀 기울이며,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추진력 있게 위를 향해 오른다고 한다. 2011년 신묘년은 토끼처럼 지혜로운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부단히 앞으로 정진함으로써 우리나라와 건설산업이 더욱 번창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