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3.3제곱미터의 아이러니
보도일자 2011-02-28
보도기관 건설경제
2007년 7월 1일부터 법정 계량단위 사용이 의무화되어 부동산의 넓이를 미터법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국제 표준단위인 미터법으로 변환함으로써 국내 또는 아시아권에만 통용되는 평단위 개념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취적 목적을 담은 변화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량을 위한 단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체 부위의 크기에 기초하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거리를 잴 때 한 뼘이나 걸음 등을 사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넓이를 측정하는 단위인 ‘평’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자(182㎝)에 해당하는 길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1자는 고대 중국의 도량형 단위인 척(尺)에 해당하는 것으로 손을 폈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초기에는 1자가 18㎝ 정도였으나 인체 부위의 크기로 정한 탓에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되어 점차 길어졌다. 현재는 30.303㎝로 통용되고 있다.
반면 미터법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과 마찬가지로 계량 단위의 자의성으로 사회적인 혼란이 있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정치가 탈레랑이 “미래에도 영원히 바뀌지 않는 것을 기초로 해서 만들자”고 주장한 결과 자오선의 북극에서 남극까지 거리를 기준으로 미터라는 단위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말하지 않더라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미터법을 사용함으로써 세계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국내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아직도 피트(feet) 단위를 고집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의식에 사로잡힌 미국인들의 오만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경우 부동산 면적을 미터법으로 표기하기 시작하였으나, 매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가 아니라 3.3㎡당 가격 등으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신문이나 뉴스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보고서에서조차 목격되고 있다.
이는 모양새만 미터법으로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평 단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오히려 계산 과정만 복잡해져 평 단위를 그냥 사용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도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근간이 되는 체계를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1963년 미터법을 실시하도록 법제화하였으며, 1983년에는 건물과 토지까지 미터법을 사용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척관법인 평 단위를 사용해 온 것을 보면 습관이라는 것이 어지간히 무섭기는 한 것이다. 미터법으로 변경하는 것이 단지 단위 하나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학생에게 군복이나 파일럿복을 입힌다고 군인이나 파일럿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미터법으로 전환하려면 머릿속의 단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넓이를 판단하는 잣대를 미터법으로 바꾼다는 것은 1㎡의 크기를 머릿속에서 그리고, 그 단위를 기준으로 공학적이거나 경제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1평의 크기를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으나, 글로벌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고 국내의 상황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항상 미터와 평 사이를 오가면서 계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계량단위를 바꾼다는 것은 기존에 익숙해 있던 크기에 대한 감각을 바꾸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인 저항이 있어 왔다. 역설적으로 계량에 대한 감각을 바꾸는 것이 국내에 한정된 계량의 감각을 글로벌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3㎡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1평의 또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을 뿐 미터법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원래의 취지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지금까지 잘 사용해오고 있는 척관법을 굳이 미터법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의 공통된 합의점이 척관법과 미터법 중 어느 하나로 정해진다면 그에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미터법으로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3㎡와 같이 미터법을 가장한 척관법의 감각을 고수하는 것은 사회적인 비용을 증가시키고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요즘 유행어인 소위 ‘사회지도층’(정부, 학계, 연구계, 언론 등)부터 3.3㎡의 함정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미터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매우 작은 노력이겠지만 3.3㎡의 표기를 1㎡로 변경해서 표기하기 시작하는 것이 곧 글로벌화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의미 있는 한 걸음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계량을 위한 단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체 부위의 크기에 기초하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거리를 잴 때 한 뼘이나 걸음 등을 사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넓이를 측정하는 단위인 ‘평’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자(182㎝)에 해당하는 길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1자는 고대 중국의 도량형 단위인 척(尺)에 해당하는 것으로 손을 폈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초기에는 1자가 18㎝ 정도였으나 인체 부위의 크기로 정한 탓에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되어 점차 길어졌다. 현재는 30.303㎝로 통용되고 있다.
반면 미터법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과 마찬가지로 계량 단위의 자의성으로 사회적인 혼란이 있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정치가 탈레랑이 “미래에도 영원히 바뀌지 않는 것을 기초로 해서 만들자”고 주장한 결과 자오선의 북극에서 남극까지 거리를 기준으로 미터라는 단위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말하지 않더라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미터법을 사용함으로써 세계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국내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아직도 피트(feet) 단위를 고집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의식에 사로잡힌 미국인들의 오만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경우 부동산 면적을 미터법으로 표기하기 시작하였으나, 매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가 아니라 3.3㎡당 가격 등으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신문이나 뉴스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보고서에서조차 목격되고 있다.
이는 모양새만 미터법으로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평 단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오히려 계산 과정만 복잡해져 평 단위를 그냥 사용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도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근간이 되는 체계를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1963년 미터법을 실시하도록 법제화하였으며, 1983년에는 건물과 토지까지 미터법을 사용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척관법인 평 단위를 사용해 온 것을 보면 습관이라는 것이 어지간히 무섭기는 한 것이다. 미터법으로 변경하는 것이 단지 단위 하나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학생에게 군복이나 파일럿복을 입힌다고 군인이나 파일럿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미터법으로 전환하려면 머릿속의 단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넓이를 판단하는 잣대를 미터법으로 바꾼다는 것은 1㎡의 크기를 머릿속에서 그리고, 그 단위를 기준으로 공학적이거나 경제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1평의 크기를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으나, 글로벌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고 국내의 상황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항상 미터와 평 사이를 오가면서 계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계량단위를 바꾼다는 것은 기존에 익숙해 있던 크기에 대한 감각을 바꾸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인 저항이 있어 왔다. 역설적으로 계량에 대한 감각을 바꾸는 것이 국내에 한정된 계량의 감각을 글로벌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3㎡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1평의 또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을 뿐 미터법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원래의 취지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지금까지 잘 사용해오고 있는 척관법을 굳이 미터법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의 공통된 합의점이 척관법과 미터법 중 어느 하나로 정해진다면 그에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미터법으로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3㎡와 같이 미터법을 가장한 척관법의 감각을 고수하는 것은 사회적인 비용을 증가시키고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요즘 유행어인 소위 ‘사회지도층’(정부, 학계, 연구계, 언론 등)부터 3.3㎡의 함정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미터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매우 작은 노력이겠지만 3.3㎡의 표기를 1㎡로 변경해서 표기하기 시작하는 것이 곧 글로벌화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의미 있는 한 걸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