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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연구기관리포트> 최근 주택건설경기 국면진단과 향후 전망

보도일자 2011-12-06

보도기관 건설경제

최근 지방 주택 및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호조세

 2008년 이후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주택건설경기가 2011년 들어 몇몇 선행지표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주택건설경기의 대표적 동행지표인 주택건설투자, 주택건설기성 등은 3분기까지도 극심한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서로 상반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이러한 지표들간 차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현재 주택건설경기 국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주택건설경기 선행지표들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주택 인허가 호수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2010년 4분기 지방을 시작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주택 인허가 호수는 2011년 1~8월 동안 전년 동기비 79.6%나 증가했다. 놀라운 것은 1~8월 주택 인허가 호수가 무려 25만5000호로 2003년 이후 최대치라는 것이다. 연간 60만호 수준을 공급한 2002~03년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에는 최근 공급이 엄청나게 급증한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특이변수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해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2010년 하반기부터 인허가 호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2011년 들어서는 인허가 호수가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최근에는 매월 7000호 내외의 엄청난 물량이 공급되었다. 그 결과 1~8월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호수는 전체 주택 인허가 호수의 무려 17%를 차지했다.     

 허가면적, 수주 지표는 완만한 회복세

 도시형 생활주택은 현재까지 공급된 물량 중 80% 이상이 원룸형이어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규모가 작고 건축비도 적다. 따라서 주택 인허가 호수에는 큰 영향을 미쳤지만, 주택 허가면적, 주택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2003년 수준에 육박한 1~8월 주택 인허가 호수와 달리 주택 허가면적은 전년비 41.8% 증가하며 주택건설경기가 본격 침체하기 직전인 2007년 수준에 그쳤다. 특히 주택수주는 1~8월 동안 전년비 1.5%만 증가하며 여전히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수주금액이 적을 뿐 아니라 건설업 등록도 하지 않은 소규모 업체에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수주가 신고 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고, 인허가 증가에 영향을 미친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경우 이미 수주 인식이 된 사업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전년비 1.5% 증가에 그친 주택수주보다는 현재 주택건설경기가 좀더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인허가 호수에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인한 착시효과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주택건설경기 선행지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주택 허가면적이 현재의 주택건설경기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주택 인허가 호수, 허가면적 등의 주택건설경기 선행지표들이 지방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0년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지방 주택 인허가 호수와 면적은 2011년 들어서도 매월 전월보다 증가율이 확대되며 회복세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수도권도 도시형 생활주택, 재개발ㆍ재건축 위주로 2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과 달리 회복세가 훨씬 미미하고, 향후 착공으로 이어지는 비중도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건설경기 회복국면 초기단계에 진입 판단

 주택 인허가 호수와 허가면적 등 주택건설경기 선행지표들이 지방의 회복세에 힘입어 회복국면으로 진입한 반면, 주택건설경기 동행지표인 주택건설투자, 주택건설기성 등은 여전히 불황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주택건설투자는 1분기 24.0%, 2분기 18.9% 감소했으며, 주택건설기성은 7ㆍ8월에도 전년동월비 각각 20.7%, 17.8% 감소했다. 주택건설경기 동행지표 중 가장 앞 단계에 있는 착공ㆍ분양 등의 지표들이 2011년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주택건설경기 회복 초기단계에서는 선행지표와 더불어 착공ㆍ분양 등의 지표들이 주택건설투자 및 기성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결국 주택건설경기 선행 및 동행지표들을 모두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주택건설경기는 2011년 4분기 현재 회복국면 초기 단계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현재 주택건설경기의 회복세가 지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택건설경기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주택공급의 50% 이상이 일반적으로 수도권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1년 상반기에 이미 주택건설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방과 달리 수도권은 3분기에도 착공면적이 전년비 9.7% 감소했고, 분양이 29.7% 감소하는 등 여전히 불황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향후 주택건설경기의 본격적 회복은 수도권의 주택건설경기 회복이 이뤄진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주택수급 측면에서만 보면 내년 주택건설경기 회복국면

 2012년 주택건설경기는 오직 주택수급 측면에서만 보면 지방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도권도 이르면 2012년 하반기 중에 회복국면에 진입이 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주택수요는 약 43만호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주택 인허가 실적은 2008년 이후 3년 연속 40만호를 하회하며 심각한 부진을 지속했다. 주택 인허가 실적과 주택수요를 비교, 분석해 보면 2008년 이후 3년 연속 주택 인허가 실적이 주택수요 대비 연간 4만∼5만호 정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분양 실적 역시 200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함에 따라 2011∼2013년 동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 단기적으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

 주택건설경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수급 요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결국 지난 3년 동안의 공급부족이 향후 주택건설경기 상승 요인으로 당분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도 외환위기 직후 1998∼2000년 동안 주택공급 부족으로 2001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지수가 급상승했고, 2001∼2003년 동안의 주택공급 과잉으로 2004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지수가 하락한 경험을 갖고 있다. 물론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실수요 위주로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주택가격의 급등락은 예상하기 어렵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지방에 비해 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고, 가계부채와 금리도 주택수요를 확장시키기에는 쉽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급부족이라는 펀더멘털한 요인이 몇 년동안 지속되는 현재의 상황이 언젠가는 수도권 주택건설경기를 전환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역별로 주택수급 상황을 나눠 분석해 보면, 지방은 2009년부터 입주물량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0년 하반기 들어서는 준공 후 미분양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적체에 의한 공급과잉 현상이 2010년 이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며, 주택거래 및 가격과 더불어 주택 인허가, 수주 등 주택건설경기 지표들이 2010년 연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2년 지방의 입주물량은 전년비 38.8% 감소해 입주물량 부족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결국 지방의 주택건설경기는 수급측면에서만 보면 2012년에도 양호한 모습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과거에는 공급 증가가 3년 동안 지속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2012년 지방의 주택건설경기가 양호할 것으로 전망케 한다. 그러나, 분양이나 이후 입주시점의 리스크, 즉 미분양, 미입주 리스크는 분양증가가 1년 반 이상 지속된 2012년 하반기 이후부터 차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경우 2011년 입주물량이 전년비 35% 이상 급감했고, 2012년에도 입주물량이 전년비 2.8% 감소함에 따라 오직 수급 측면에서만 보면 2012년 하반기 이후 점차 주택건설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대내외 경기침체가 변수

 그러나, 2012년에는 대내외 경제침체, 고금리, 가계부채, 보금자리주택공급 등 주택건설경기의 부정적 요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진국 재정위기로 촉발된 대내외 경제침체 요인은 매우 영향력이 큰 부정적 요인인 동시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다.

 과거 국내 총생산(GDP) 순환변동치를 주택수주, 주택투자 등 주택건설경기 지표의 순환변동치와와 비교해 보면, 주택수주와 투자가 국내 총생산(GDP) 변화에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초 오일쇼크,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시에는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

 결국 2012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는 지방 주택건설경기 회복세 둔화, 수도권 주택건설경기 회복시기 지연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직 저점을 지나지 않은 수도권 주택건설경기에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건설경기 단기적 회복 이후 과거보다 조기에 하강국면 진입 가능

 단기적으로는 공급부족 영향으로 주택건설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또 다르다.

 최근 지방 주택공급이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로 너무 급증하고 있는데, 지방의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년 하반기보다 좀 더 빨리 미분양 리스크가 증가하기 시작할 수 있다. 수도권도 택지개발사업, 뉴타운사업 등에 계획된 주택공급 예정 물량이 주택수요에 비하여 과다해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거주여건이 미흡한 일부 수도권 외곽 신도시 등에 공급과잉 현상이 가능할 수 있다. 2010∼2015년 동안 준공될 수도권 택지개발사업에서 계획된 연간 평균 주택공급물량은 2000∼2009년 준공된 사업의 연간 평균 주택공급물량의 4배가 넘는 수준이며, 2차와 3차 뉴타운사업으로 서울 도심내 준공이 계획된 주택도 2012∼2015년 동안 연평균 5만3000호로 2006∼2010년 수도권 전체 연간 평균 아파트 입주물량의 2배에 가깝다.

 물론 동 사업들을 통한 주택공급 물량이 현재 조정이 되고 있고 공급시기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수도권 주택경기가 회복될 경우 단기간에 공급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주택경기가 과거보다 빠르게 급랭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주택 및 토지정책 측면에서 볼 때 추가적인 보금자리택지 지정을 비롯한 택지개발사업을 축소하고 기존에 공급된 택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 이미 많은 택지가 조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주택공급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불일치 현상과 그로 인한 PF 부실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공급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방안 마련 및 실행이 시급하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