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위기의 세 얼굴
보도일자 2012-03-30
보도기관 건설경제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산업 위기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위기론의 진원은 위축된 건설시장이다.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건설경기 침체가 5년 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점점 건설시장이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주택시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베이비 붐 세대 은퇴 등의 영향으로 장기침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건설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공공부문의 사회간접투자 역시 복지분야 재정수요에 밀려 장기적으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건설시장의 장기적 성장전망이 어둡다면 건설산업의 미래는 그야말로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산업은 지금‘시장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산업은 과연 시장의 위기에만 처해 있을까? 아니다. 건설산업은 시장의 위기 이외에 또 다른 심각한 위기를 두 가지 더 겪고 있다.
그 중 하나가‘문화의 위기’이다. 시장의 위기가 건설산업 외부의 위기라면 문화의 위기는 내부의 위기이다. 비유하자면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해 있다. 안으로는 고질적인 문화의 위기를 겪으면서 밖으로는 시장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에서 문화란 건설제도와 더불어 건설인들의 의식과 행동을 총체적으로 지칭한다. 지금 국내 건설산업은 바로 이 제도와 의식과 행동의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의 특성을 표출하고 있다. 업역이기주의, 시장 보다는 정부와 제도에 기대려는 의식, 수직적 관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관행 등은 여전히 건설산업의 전형적인 문화로 남아 있다. 그 결과 우리 건설산업은 아직도 참여 주체들이 서로 신뢰할만한 경쟁과 협력의 질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이미지의 위기’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이미지가 경쟁력인 시대가 되고 있다. 이미지가 좋은 산업은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산업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 뒤집어쓰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그 중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 내부의 문화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누구에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건설인들의 책임이다.
국민들은 여전히 건설산업을 후진적 문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낙후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화의 위기가 부른 이미지의 위기인 것이다. 건설산업이 여전히 문화적으로 정체된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가치기준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기업이나 산업을 시장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단순히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을 많이 남기는 기업들의 집단이 아니라 보다 윤리적으로 건전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산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우리 건설산업은 지금 세 가지 위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시장과 문화와 이미지의 위기가 뭉뚱그려져서 일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세 가지 위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고약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문화와 이미지가 나빠지고, 좋지 못한 문화는 시장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또한 건설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점점 시장을 압박하고, 사업하기 어려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건설산업은 지금 복합적 위기 내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산업의 이 세 가지 위기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 우선 시장의 위기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도 시장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경기적 위기였고, 구조적 위기에 처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상황이다. 그러나 문화의 위기와 이미지의 위기는 오래 전부터 겪어 온 위기였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즉 20년도 더 된 기간 동안 건설산업은 문화와 이미지의 위기를 겪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는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위기의 타개책을 논하기 전에 먼저 안이하게 대응해 온 지난날의 잘 못부터 반성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건설산업의 위기 타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세 가지 위기에 대한 동시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잘만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 대응하는 건설인들의 자세이다. 문제를 겉으로만 풀려고 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현상적 대응이 아닌 성찰적 자세가 요구된다. 단순히 양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시장의 질적 변화의 원인을 발견하고 부응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또한 정부와 세상을 탓하기 보다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문화와 이미지의 극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건설산업 위기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위기론의 진원은 위축된 건설시장이다.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건설경기 침체가 5년 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점점 건설시장이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주택시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베이비 붐 세대 은퇴 등의 영향으로 장기침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건설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공공부문의 사회간접투자 역시 복지분야 재정수요에 밀려 장기적으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건설시장의 장기적 성장전망이 어둡다면 건설산업의 미래는 그야말로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산업은 지금‘시장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산업은 과연 시장의 위기에만 처해 있을까? 아니다. 건설산업은 시장의 위기 이외에 또 다른 심각한 위기를 두 가지 더 겪고 있다.
그 중 하나가‘문화의 위기’이다. 시장의 위기가 건설산업 외부의 위기라면 문화의 위기는 내부의 위기이다. 비유하자면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해 있다. 안으로는 고질적인 문화의 위기를 겪으면서 밖으로는 시장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에서 문화란 건설제도와 더불어 건설인들의 의식과 행동을 총체적으로 지칭한다. 지금 국내 건설산업은 바로 이 제도와 의식과 행동의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의 특성을 표출하고 있다. 업역이기주의, 시장 보다는 정부와 제도에 기대려는 의식, 수직적 관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관행 등은 여전히 건설산업의 전형적인 문화로 남아 있다. 그 결과 우리 건설산업은 아직도 참여 주체들이 서로 신뢰할만한 경쟁과 협력의 질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이미지의 위기’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이미지가 경쟁력인 시대가 되고 있다. 이미지가 좋은 산업은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산업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 뒤집어쓰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그 중에는 억울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 내부의 문화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누구에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건설인들의 책임이다.
국민들은 여전히 건설산업을 후진적 문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낙후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화의 위기가 부른 이미지의 위기인 것이다. 건설산업이 여전히 문화적으로 정체된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가치기준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기업이나 산업을 시장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단순히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을 많이 남기는 기업들의 집단이 아니라 보다 윤리적으로 건전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산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우리 건설산업은 지금 세 가지 위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시장과 문화와 이미지의 위기가 뭉뚱그려져서 일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세 가지 위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고약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문화와 이미지가 나빠지고, 좋지 못한 문화는 시장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또한 건설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점점 시장을 압박하고, 사업하기 어려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건설산업은 지금 복합적 위기 내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산업의 이 세 가지 위기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 우선 시장의 위기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도 시장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경기적 위기였고, 구조적 위기에 처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상황이다. 그러나 문화의 위기와 이미지의 위기는 오래 전부터 겪어 온 위기였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즉 20년도 더 된 기간 동안 건설산업은 문화와 이미지의 위기를 겪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는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위기의 타개책을 논하기 전에 먼저 안이하게 대응해 온 지난날의 잘 못부터 반성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건설산업의 위기 타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세 가지 위기에 대한 동시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잘만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 대응하는 건설인들의 자세이다. 문제를 겉으로만 풀려고 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현상적 대응이 아닌 성찰적 자세가 요구된다. 단순히 양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시장의 질적 변화의 원인을 발견하고 부응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또한 정부와 세상을 탓하기 보다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문화와 이미지의 극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