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 레포트> 주택산업의 구조변화와 전망
보도일자 2012-06-05
보도기관 건설경제
문제제기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해소되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 주택을 소비하거나 투자하는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이러한 변화는 주로 인구감소가 시작되고 주택공급이 충분히(주택보급률이 110%이상) 달성된 지방도시에서만 나타나던 현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수도권은 여전히 인구 및 가구수가 증가하고 주택보급률도 간신히 100%에 근접한 상황이지만 1~2인 가구의 증가와 빠른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는 이미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구조적인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다면 주택산업도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이 환경변화를 통해 어떠한 한계점에 도달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는 주택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과 한계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은 크게 ‘대량 생산 시스템’, ‘경기의존적인 자금조달(선분양)’, ‘신축ㆍ분양 상품 위주’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모두, ‘인구 성장ㆍ부동산 경기 상승ㆍ아파트 선호’라는 주택 시장의 환경적 성장요인과 연계되어 있다(그림1 참조). 즉 인구가 성장하면서 지속적인 주택수요가 발생하였기에, 부동산 경기가 대세적 상승기에 있었기에, 아파트라고 하는 획일적 대량시스템이기에 가능했던 특징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량 생산 시스템’은 택지여건과 단기간 내 대량의 주택공급이 요구되었던 시대적 상황과 신축주택의 주된 유형이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데서 비롯되었다. 아파트는 단위면적당 토지이용의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단지형태로 개발될 경우 주거 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인 주택공급의 수단이다. 산업화 이후 도시의 주택부족문제가 심각하였기에 단기간내 대량의 주택을 생산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매우 시급한 과제였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주택생산(건설 및 공급) 관련제도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원 및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둘째, ‘선분양’제도가 보편되면서 대부분의 주택산업은 주택경기에 보다 더 의존적인 구조를 갖게 되었다. 금융권의 공급자 금융제도가 발달되어 있지 못했지만 항상 초과수요의 상황이었기에 선분양 방식만으로도 주택사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선분양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부동산 PF까지 활성화되자 주택사업의 규모는 더욱 대형화 되었으며 대형 건설업체들의 주택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셋째, 우리나라의 주택산업은 대부분이 신축 그것도 분양주택이 중심이었다. 이는 절대적으로 주택스톡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보유수요가 많았던 수요적 요인, 주택 재정비사업의 대부분이 전면 철거후 신축이라는 방식으로 추진된 것이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중고주택관련 서비스나 개보수 시장 등은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30년 이상 주택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성장요인들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인구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4인 가구를 1~2인 가구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신규로 주택시장에 편입되는 가구수 증가규모는 2000년대 들어 30만호 수준, 2009년 이후에는 20만호대로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서 선분양 방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금융권들의 부동산 PF도 우호적이지 않다. 보유 및 대형 아파트 중심의 주택소비 패턴은 보유 대신 임차, 중대형보다는 기능과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형으로 쏠리고 있다. 부동산 자산비중이 높은 고령가구들은 추가구매의 여력이 낮아졌고 오히려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자 하는 새로운 중고주택 공급자로 등장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지금까지의 대규모 신축 분양주택 중심의 주택산업은 생산구조 자체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향후 국내 주택산업은 ‘양적 규모의 축소’와 ‘생산시스템의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양적 규모의 축소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신축 주택인허가 규모는 약 20%이상 감소하였다. 뉴타운 등 재정비 관련 정책들의 변화도 신축 주택의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 철거 후 아파트로 대체되는 기존의 뉴타운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지자체들이 하나 둘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의 총 신규 주택공급물량의 약 40% 정도가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주택재정비 정책이 이어진다면 향후 노후주택의 재정비 사업이 신규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보다 축소될 것이다.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려고 사업규모를 광역화 했던 뉴타운 정책은 이제 사업단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예상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비 아파트형 주택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업규모 감소의 일부분만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재고주택의 경과연수가 늘어나면서 주택의 수명을 연장시키거나 에너지 효율을 제고시키기 위한 노후 주택의 개보수 및 리폼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고도 성장기를 지나면서 각국의 건설투자의 절대적인 규모는 정체 및 감소하지만 전체 건설투자에서 주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거나 일정수준이 유지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전체 건설투자에서 주택투자의 비중은 약 30%내외, 미국은 45% 수준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투자의 비중은 전체 건설투자대비 24% 수준이다. 선진국들의 주택투자비중이 유지되는 데는 신축보다는 유지관리 및 개보수에 대한 수요와 주택의 에너지 성능 교체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신축 주택의 이용과 관련된 서비스 시장(주문주택, 빌트인 등 내구 조립재, 주택관련 금융 및 보험 상품 등)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3 참조). 이런 추세라면 아파트 중심의 대량 생산에 구조화된 주택생산시스템은 시공부문의 대안 모색(신축 감소, 재정비 수요 증가)과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대라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주택수요 및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른 주력 상품의 변화이다. 이미 ‘대규모 분양 아파트 상품’에서 ‘소규모 임대 주택상품’으로 주택의 주력상품이 변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주로 도심의 자투리 토지를 활용하여 건설하게 되며 공사 기간도 1년 미만으로 짧다. 교외 신도시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는 투입자금의 규모나 자금회수 기간, 수요계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땅콩 주택’이나 ‘도심 한옥’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증상층 이상의 주택소비 패턴에도 변화고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은 주택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규모를 슬림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그 동안 경쟁적 우위를 점해왔던 대기업들의 주택사업 참여방식에는 변화가 요구된다.
생산시스템의 변화는 주택산업이 단순 시공만이 아닌 주택관련 서비스산업이나 유통, 조립식 리폼, 금융 및 보험 등의 영역까지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주택 개보수와 관련된 금융상품(장기분할 상환이 가능하거나, 상환을 주택처분시기까지 이연하는 등)이나 노인가구들의 주택처분을 지원하는 금융(역모기지, Sale and leaseback)의 역할은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
<그림3> 향후 주택시장의 구조변화 전망의 시사점과 과제
장차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당면할 문제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겪게 되는 보편적인 환경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산업의 관점에서 이러한 환경변화는 매우 절박한 생존의 문제이다. 다가오는 환경자체가 우리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면 최선의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거 산업혁명이나 정보 혁명은 기술혁신과 함께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졌다. 주택산업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규모가 작아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시장의 감소는 생각보다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대체 상품이 시장의 공백을 메워가기 때문이다. 주택의 개보수나 유지관리 관련 서비스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예상되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전망은 유효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커지는 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이다.
지금의 산업구조가 형성된 데에는 현재의 방식이 가능하게 했던 정책과 제도의 힘이 컸다. 그러므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개별적인 노력과 함께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주택생산에 대한 혁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비용절감은 오로지 땅값에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기 단축’이라는 시간적 요소에서도 찾아야 할 것이다. 주택과 관련된 다양한 자금지원에 대해 수요자 및 공급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도 요구된다. 결국 주택산업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제는 수요에서만 찾으려 하지 말고 공급자와 제도적 환경에서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해소되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 주택을 소비하거나 투자하는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이러한 변화는 주로 인구감소가 시작되고 주택공급이 충분히(주택보급률이 110%이상) 달성된 지방도시에서만 나타나던 현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수도권은 여전히 인구 및 가구수가 증가하고 주택보급률도 간신히 100%에 근접한 상황이지만 1~2인 가구의 증가와 빠른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는 이미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구조적인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다면 주택산업도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이 환경변화를 통해 어떠한 한계점에 도달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는 주택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과 한계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구조적 특징은 크게 ‘대량 생산 시스템’, ‘경기의존적인 자금조달(선분양)’, ‘신축ㆍ분양 상품 위주’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모두, ‘인구 성장ㆍ부동산 경기 상승ㆍ아파트 선호’라는 주택 시장의 환경적 성장요인과 연계되어 있다(그림1 참조). 즉 인구가 성장하면서 지속적인 주택수요가 발생하였기에, 부동산 경기가 대세적 상승기에 있었기에, 아파트라고 하는 획일적 대량시스템이기에 가능했던 특징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량 생산 시스템’은 택지여건과 단기간 내 대량의 주택공급이 요구되었던 시대적 상황과 신축주택의 주된 유형이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데서 비롯되었다. 아파트는 단위면적당 토지이용의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단지형태로 개발될 경우 주거 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인 주택공급의 수단이다. 산업화 이후 도시의 주택부족문제가 심각하였기에 단기간내 대량의 주택을 생산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매우 시급한 과제였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주택생산(건설 및 공급) 관련제도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원 및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둘째, ‘선분양’제도가 보편되면서 대부분의 주택산업은 주택경기에 보다 더 의존적인 구조를 갖게 되었다. 금융권의 공급자 금융제도가 발달되어 있지 못했지만 항상 초과수요의 상황이었기에 선분양 방식만으로도 주택사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선분양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부동산 PF까지 활성화되자 주택사업의 규모는 더욱 대형화 되었으며 대형 건설업체들의 주택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셋째, 우리나라의 주택산업은 대부분이 신축 그것도 분양주택이 중심이었다. 이는 절대적으로 주택스톡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보유수요가 많았던 수요적 요인, 주택 재정비사업의 대부분이 전면 철거후 신축이라는 방식으로 추진된 것이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중고주택관련 서비스나 개보수 시장 등은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30년 이상 주택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성장요인들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인구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4인 가구를 1~2인 가구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신규로 주택시장에 편입되는 가구수 증가규모는 2000년대 들어 30만호 수준, 2009년 이후에는 20만호대로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서 선분양 방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금융권들의 부동산 PF도 우호적이지 않다. 보유 및 대형 아파트 중심의 주택소비 패턴은 보유 대신 임차, 중대형보다는 기능과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형으로 쏠리고 있다. 부동산 자산비중이 높은 고령가구들은 추가구매의 여력이 낮아졌고 오히려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자 하는 새로운 중고주택 공급자로 등장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지금까지의 대규모 신축 분양주택 중심의 주택산업은 생산구조 자체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향후 국내 주택산업은 ‘양적 규모의 축소’와 ‘생산시스템의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양적 규모의 축소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신축 주택인허가 규모는 약 20%이상 감소하였다. 뉴타운 등 재정비 관련 정책들의 변화도 신축 주택의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 철거 후 아파트로 대체되는 기존의 뉴타운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지자체들이 하나 둘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의 총 신규 주택공급물량의 약 40% 정도가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주택재정비 정책이 이어진다면 향후 노후주택의 재정비 사업이 신규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보다 축소될 것이다.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려고 사업규모를 광역화 했던 뉴타운 정책은 이제 사업단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예상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비 아파트형 주택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업규모 감소의 일부분만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재고주택의 경과연수가 늘어나면서 주택의 수명을 연장시키거나 에너지 효율을 제고시키기 위한 노후 주택의 개보수 및 리폼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고도 성장기를 지나면서 각국의 건설투자의 절대적인 규모는 정체 및 감소하지만 전체 건설투자에서 주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거나 일정수준이 유지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전체 건설투자에서 주택투자의 비중은 약 30%내외, 미국은 45% 수준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투자의 비중은 전체 건설투자대비 24% 수준이다. 선진국들의 주택투자비중이 유지되는 데는 신축보다는 유지관리 및 개보수에 대한 수요와 주택의 에너지 성능 교체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신축 주택의 이용과 관련된 서비스 시장(주문주택, 빌트인 등 내구 조립재, 주택관련 금융 및 보험 상품 등)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3 참조). 이런 추세라면 아파트 중심의 대량 생산에 구조화된 주택생산시스템은 시공부문의 대안 모색(신축 감소, 재정비 수요 증가)과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대라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주택수요 및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른 주력 상품의 변화이다. 이미 ‘대규모 분양 아파트 상품’에서 ‘소규모 임대 주택상품’으로 주택의 주력상품이 변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주로 도심의 자투리 토지를 활용하여 건설하게 되며 공사 기간도 1년 미만으로 짧다. 교외 신도시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는 투입자금의 규모나 자금회수 기간, 수요계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땅콩 주택’이나 ‘도심 한옥’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증상층 이상의 주택소비 패턴에도 변화고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은 주택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규모를 슬림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그 동안 경쟁적 우위를 점해왔던 대기업들의 주택사업 참여방식에는 변화가 요구된다.
생산시스템의 변화는 주택산업이 단순 시공만이 아닌 주택관련 서비스산업이나 유통, 조립식 리폼, 금융 및 보험 등의 영역까지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주택 개보수와 관련된 금융상품(장기분할 상환이 가능하거나, 상환을 주택처분시기까지 이연하는 등)이나 노인가구들의 주택처분을 지원하는 금융(역모기지, Sale and leaseback)의 역할은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
<그림3> 향후 주택시장의 구조변화 전망의 시사점과 과제
장차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당면할 문제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겪게 되는 보편적인 환경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산업의 관점에서 이러한 환경변화는 매우 절박한 생존의 문제이다. 다가오는 환경자체가 우리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면 최선의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거 산업혁명이나 정보 혁명은 기술혁신과 함께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졌다. 주택산업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규모가 작아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시장의 감소는 생각보다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대체 상품이 시장의 공백을 메워가기 때문이다. 주택의 개보수나 유지관리 관련 서비스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예상되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전망은 유효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커지는 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이다.
지금의 산업구조가 형성된 데에는 현재의 방식이 가능하게 했던 정책과 제도의 힘이 컸다. 그러므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개별적인 노력과 함께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주택생산에 대한 혁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비용절감은 오로지 땅값에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기 단축’이라는 시간적 요소에서도 찾아야 할 것이다. 주택과 관련된 다양한 자금지원에 대해 수요자 및 공급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도 요구된다. 결국 주택산업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제는 수요에서만 찾으려 하지 말고 공급자와 제도적 환경에서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