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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포럼] 부동산시장의 위험 최소화 전략

보도일자 2014-07-14

보도기관 서울경제

올 들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상반기 동안 숫자로 나타나는 경상수지 흑자폭은 확대되고 물가는 안정적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내수부진을 겪으면서 체감경기는 더 팍팍해졌다.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까 두렵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두려움은 부동산시장에서도 동일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수도권 주택시장은 2·26대책 이후 다시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은 주춤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이어진 시장침체를 떨치고 견조한 회복세로 진입하기에는 여전히 동력이 부족하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 최적의 전략은 ''위험 최소화''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의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는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저가매물 확보가 위험 최소화의 출발점이다'' ''불확실한 수익보다 명확한 비용절감이 중요하다''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투자수익보다 임대수익을 우선 확보하라'' ''지역적으로, 상품적으로 리스크가 있으면 무조건 피하라'' 등이다.

거래감소, 가격 주춤 ''회복 동력부족''

저가매물에 대한 수요 집중은 최근의 재고주택시장 패턴, 신규 주택시장 호조세, 경매시장의 과열 모두를 이해하는 만능열쇠다. 최근의 분양가는 인근 지역 재고주택 가격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품질을 고려하면 최근 분양주택은 일종의 저가매물이다. 재고주택시장에서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거래량은 증가하지만 가격상승의 견인력은 떨어졌다. 대표적인 저가매물시장인 경매시장의 이상과열 현상도 쉽게 이해 가능하다. 비용 절감 이슈는 정책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격 상승기에는 수익을 제한하는 양도소득세의 시장 영향력이 컸다면 최근에는 비용을 절감하는 형태의 취득세가 훨씬 효과적이다.

부동산 수익 포트폴리오 변화는 임대차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월세확보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의 재발견, 월세전환 가속화, 전세 가격의 지속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리스크 회피 경향은 코어마켓에 대한 수요 집중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면에는 지역적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외면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2~3년간의 중대형 주택 몰락과 중소형 주택 강세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소형 주택은 금융위기 이후 가격조정이 미미했음에도 수요는 여전하다. 저수익을 감내하더라도 위험은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2·26대책 이후 다가구주택에 대한 상대적 수요안정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다가구주택은 1세대1주택으로 간주돼 임대소득세라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2·26대책 보완 등 시장안정 시켜야

부동산시장에서의 위험 최소화 전략은 당분간 유효해 보인다. 최근 분양시장의 나홀로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분양가의 가격경쟁력에 기인하고 있음을 공급자는 잊지 말아야 한다. 경매 참여자도 경매에 참여한 본질적 이유가 저가매물 확보에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위험 중 가장 큰 위험은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정부는 2·26대책 보완입법 등 정책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장변화에 맞춘 비용절감형 정책개발에 대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할 것은 저금리·저성장 환경은 부동산뿐 아니라 대체상품도 동일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일정한 가격조정이 이뤄진 수도권 주택이 여전히 위험자산인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