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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혁신이 필요한 대한민국 건설산업

보도일자 2016-06-07

보도기관 건설경제

그들은 스마트폰을 만들지 못한다. 전기차도 만들지 못한다. 요즘 유행하는 딥러닝 인공지능과도 거리가 멀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들에게 혁신하라고 말한다. 기술을 다루는 기업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혁신은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다. 지난 국가경제의 압축 성장기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과 국민의 안전한 생활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란다.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미칠 노릇이다.

그런데 변화하지 않으면, 혁신하지 않으면 지금의 모습 속에서 미래의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이 그들의 현주소이다. 그들은 바로 ‘한국 건설산업’이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혁신(Innovation)만이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여전히 살아 있는 애플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조사한 2015년 글로벌 50대 혁신기업 순위에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혁신기업이라고 하면 IT 또는 자동차 등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기업들이 떠오르지만 50대 혁신기업 중 12개사는 카드 또는 보험 등과 같은 비기술 분야의 기업이다. 그렇다면 건설산업은 비기술 분야일까 아니면 기술 분야일까?

건설산업은 생산성 제고와 품질 및 성능 개선 등을 위해 첨단 기술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한 기술 집약형 산업이다. 동시에 산업의 생산구조와 방식을 결정하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건설산업의 혁신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과 더불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발주자와 공급자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혁신의 시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혁신운동을 이끌어 가는 영국은 건설산업 혁신의 시작을 산업 관계자들 간의 협력에서 찾았다. 영국 건설산업 혁신운동의 시초라고 평가받는 1994년 발표된 레이섬 보고서(Constructing the Team)와 1998년 이건 보고서(Rethinking Construction)에서는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작은 산업 주체들 간의 협력이 근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목표를 공유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산업 주체들 간의 협력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내 건설산업의 혁신을 위한 지난 노력들은 산업 주체들 간의 목표 공유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국내 건설시장의 지속성장 가능성이 낮고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위협받는 지금, 건설산업 혁신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의 혁신운동이 필요하다.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의 시각에서 건설산업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