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아베노믹스 건설투자가 한국 건설에 던지는 숙제

보도일자 2016-06-13

보도기관 건설경제

일본 경제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 대규모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의 한계가 더 뚜렷해지면서 올해도 2015년 경제성장률(0.5%)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조한 경제 성적 탓에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패 논란도 뜨겁지만 일본과 같은 저성장 초입에 자리한 우리에게 아베노믹스는 지난 20여년 간의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이 시도하고 있는 정책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상당하다. 아베노믹스의 건설투자를 거시경제 회복을 위한 단기적 재정정책으로 한정해 평가하는 것도 건설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볼 수 있다.

아베노믹스는 건설투자를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다. 주무부서인 국토교통성뿐 아니라 내각부도 「국가전략특구」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응한 액션 플랜인 「개혁2020」을 미래에 대비한 주요 성장 전략으로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 자율 주행차, 드론, 로봇 기술 등 ICT 신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도로 및 건축 관련 규제 해소를 통한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함을 이해하고 있다. 상당한 수준의 인프라가 확보된 상태에서도 신칸센 신설과 같은 대규모 신규 투자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점도 눈에 띈다. 기반시설의 투자 및 정비 없이는 장기적 관점의 국제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성장기 건설투자 정책은 과거와 달라야 하며 이에 따라 미래 성장을 목표로 지역 집중과 예산 집행의 효율도 추구하고 있다. 중앙 집중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해묵은 논쟁은 일본에서는 여전하다. 그러나, 수도인 도쿄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도쿄 일대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책 집행의 방식도 중앙정부 주도 아래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실효성을 높이고 산업 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 아베노믹스라는 우산 아래에서 추진되고 있는 건설정책은 내각부, 총무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지자체 등의 전 부처를 아우르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부처간 협업은 「개혁2020」과 같은 기술 중심 정책, 「국가전략특구」과 같은 지역 중심 정책 등 다양한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는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있다.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건설시장은 어떤가. 동일본 대지진 복구 등 적극적인 건설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건설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도쿄를 중심으로 한 민간의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건설부문은 오랜기간 지속된 장기 침체를 딛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인구 감소, 고령화, 시설물 노후화, 국제 경쟁력 강화 등 대내외적 환경이 일본과 흡사하다. 하지만 「국가전략특구」와 비교되는 「규제 프리존」은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드론, 자율주행차 등 ICT 논의도 활발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인 인프라 정비 방안은 감감무소식이다. 심지어 신규 인프라 건설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경기 부양책으로 한정해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도 저성장기 초입에 진입하고 있다. 2년 연속 2%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눈앞에 다가온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며, 건설투자야말로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가치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후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선투자를 사회적 안전 확보에 더해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 활성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 도쿄의 경쟁력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도쿄 대비 서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도 현안이다.

아베노믹스 건설정책은 소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전반에 있어서는 논란이 상당하다. 이는 건설시장 활성화가 거시경제로 이어지는 승수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화됐다는 해석 때문이기도 하다. 거시경제적 측면의 건설투자 기여도 및 역할에 대한 고민은 저성장기에 접어든 우리에게 무거운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