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
보도일자 2018-07-23
보도기관 건설경제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 제10권의 제목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이다. 로마의 건국에서부터 한니발 전쟁이나 카이사르의 일생 등 15권에 걸친 <로마인 이야기> 중에서 인프라를 다룬 제10권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진다. 왜 영웅전이나 전쟁사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천년 제국 로마의 역사를 다루던 시오노 나나미가 재미없을게 뻔한(?) 인프라를 별도의 책 한권으로 다루었을까? 그 이유는 “인프라 만큼 그것을 이룩한 민족의 자질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로마인 이야기> 제1권을 집필할 때부터 한권을 온전히 로마인이 구축한 인프라에만 바치고자 했고, 책 제목도 그때 미리 정해 두었다고 한다.
로마인은 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고, ‘인프라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오늘날 우리가 ‘사회기반시설’로 번역하고 있는 영어 단어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도 로마인의 언어인 라틴어에서 나왔다. ‘하부’나 ‘기반’을 뜻하는 ‘인프라(infra)’와 ‘구조’나 ‘건조물’을 뜻하는 ‘스트룩투라(structura)’를 합해서 만든 것이다. 로마인들은 인프라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대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안전보장과 내정에 더하여 로마황제의 3대 책무 가운데 하나가 인프라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사업이었다.
로마는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500년간에 걸쳐 간선도로만 80,000km, 지선도로까지 합하면 150,000km에 달하는 로마 가도를 건설했다. 로마인들은 도로를 네트워크화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도로를 네트워크화하면 그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을 로마인들은 알고 있었고, 로마 제국 영토내 수많은 사람들의 왕래를 촉진했다. 로마인들은 도로만이 아니라 교량, 항만, 신전, 광장, 극장, 원형경기장, 상하수도 등 수많은 인프라 건설에 주력했다. 오늘날까지 유적지로 남아 있는 인프라도 많지만, 2천년 전의 로마 가도를 아스팔트로 포장해서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이탈리아 국도(SS) 같은 것도 있다. 로마 제국에서 도시는 물리적인 하드 인프라와 의료·교육제도와 같은 소프트 인프라를 모두 갖추어야 하는데, 제국내 도시들은 ‘미니 로마’라고 할 정도로 로마는 인프라 측면에서도 다른 도시들의 본보기였다.
로마인들은 인프라 사업에 관한 나름의 원칙과 철학이 있었다. 인프라는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 빚을 지지 말고 예산의 범위안에서 가능한 사업만 추진하라. 국가와 지자체와 개인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하라. 유지보수를 포함한 관리는 국가나 지자체가 담당해야 한다. 일단 공사를 시작하면 집중해서 빨리 끝내야 한다. 공공건물은 견고함·기능성·미관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는 등이다. 476년에 서로마 제국이 붕괴된 이래 1,500년이나 지났지만, 오늘날 우리의 인프라에 대한 인식이나 철학이 로마 제국 때보다 나아진게 별로 없어 보인다.
2,000년 전부터 로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광대한 영토를 통치한 제국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글로벌 강국으로 등장했던 나라들은 예외없이 인프라 강국이었다. 영국은 1666년 런던에서 대화재가 발생한 이래 건물 신축, 도로 확장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세계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도 항상 인프라 건설에 있었다. 운하, 철도, 상하수도, 연방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한 것은 새로운 인프라였다. “새로운 인프라 붐이 일어날 때마다 미국에는 새로운 성장의 시대가 열리곤 했다”는 평가도 있다. 사실 미국의 인프라 투자는 19세기 내내 저조했다. 19세기 후반부터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인프라 투자가 GDP의 20%까지 확대되면서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 등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인프라 투자 비중이 20%에서 30% 이상으로 늘었다. 독일의 1950년대 경제 기적, 일본의 1960년대 9%에 달하는 경제성장률,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아시아 호랑이들(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의 놀라운 경제성장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중국의 인프라 투자는 GDP 대비 40%를 넘었고, 지난 30여년간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기록하게 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과거의 역사건 현대의 역사건 간에 글로벌 강국이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우리가 한때 GDP 대비 20% 이상을 인프라에 투자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고도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준 원동력이었다. 유럽 선진국들의 인프라 투자 역사가 멀리는 로마 제국처럼 2,000여년 전부터, 짧게는 100년 전부터 이루어진 반면 우리 인프라 투자 역사는 불과 50년 남짓하다. 만약 우리가 OECD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인프라에 투자했더라면 결코 선진국을 따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프라 축적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GDP 대비 15% 내외의 건설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도 과도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우리 인프라 수준이나 투자에 대한 평가도 긴 역사적 안목에서 볼 필요가 있다.
로마인은 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고, ‘인프라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오늘날 우리가 ‘사회기반시설’로 번역하고 있는 영어 단어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도 로마인의 언어인 라틴어에서 나왔다. ‘하부’나 ‘기반’을 뜻하는 ‘인프라(infra)’와 ‘구조’나 ‘건조물’을 뜻하는 ‘스트룩투라(structura)’를 합해서 만든 것이다. 로마인들은 인프라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대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안전보장과 내정에 더하여 로마황제의 3대 책무 가운데 하나가 인프라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사업이었다.
로마는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500년간에 걸쳐 간선도로만 80,000km, 지선도로까지 합하면 150,000km에 달하는 로마 가도를 건설했다. 로마인들은 도로를 네트워크화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도로를 네트워크화하면 그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을 로마인들은 알고 있었고, 로마 제국 영토내 수많은 사람들의 왕래를 촉진했다. 로마인들은 도로만이 아니라 교량, 항만, 신전, 광장, 극장, 원형경기장, 상하수도 등 수많은 인프라 건설에 주력했다. 오늘날까지 유적지로 남아 있는 인프라도 많지만, 2천년 전의 로마 가도를 아스팔트로 포장해서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이탈리아 국도(SS) 같은 것도 있다. 로마 제국에서 도시는 물리적인 하드 인프라와 의료·교육제도와 같은 소프트 인프라를 모두 갖추어야 하는데, 제국내 도시들은 ‘미니 로마’라고 할 정도로 로마는 인프라 측면에서도 다른 도시들의 본보기였다.
로마인들은 인프라 사업에 관한 나름의 원칙과 철학이 있었다. 인프라는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 빚을 지지 말고 예산의 범위안에서 가능한 사업만 추진하라. 국가와 지자체와 개인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하라. 유지보수를 포함한 관리는 국가나 지자체가 담당해야 한다. 일단 공사를 시작하면 집중해서 빨리 끝내야 한다. 공공건물은 견고함·기능성·미관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는 등이다. 476년에 서로마 제국이 붕괴된 이래 1,500년이나 지났지만, 오늘날 우리의 인프라에 대한 인식이나 철학이 로마 제국 때보다 나아진게 별로 없어 보인다.
2,000년 전부터 로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광대한 영토를 통치한 제국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글로벌 강국으로 등장했던 나라들은 예외없이 인프라 강국이었다. 영국은 1666년 런던에서 대화재가 발생한 이래 건물 신축, 도로 확장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세계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도 항상 인프라 건설에 있었다. 운하, 철도, 상하수도, 연방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한 것은 새로운 인프라였다. “새로운 인프라 붐이 일어날 때마다 미국에는 새로운 성장의 시대가 열리곤 했다”는 평가도 있다. 사실 미국의 인프라 투자는 19세기 내내 저조했다. 19세기 후반부터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인프라 투자가 GDP의 20%까지 확대되면서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 등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인프라 투자 비중이 20%에서 30% 이상으로 늘었다. 독일의 1950년대 경제 기적, 일본의 1960년대 9%에 달하는 경제성장률,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아시아 호랑이들(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의 놀라운 경제성장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중국의 인프라 투자는 GDP 대비 40%를 넘었고, 지난 30여년간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기록하게 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과거의 역사건 현대의 역사건 간에 글로벌 강국이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우리가 한때 GDP 대비 20% 이상을 인프라에 투자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고도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준 원동력이었다. 유럽 선진국들의 인프라 투자 역사가 멀리는 로마 제국처럼 2,000여년 전부터, 짧게는 100년 전부터 이루어진 반면 우리 인프라 투자 역사는 불과 50년 남짓하다. 만약 우리가 OECD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인프라에 투자했더라면 결코 선진국을 따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프라 축적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GDP 대비 15% 내외의 건설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도 과도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우리 인프라 수준이나 투자에 대한 평가도 긴 역사적 안목에서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