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運數) 아닌 품질·공기·가격경쟁으로
보도일자 2003-02-18
보도기관 일간건설신문
최근 2∼3년간 건설업체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예컨대 IMF 외환위기 시점인 1997년말에 3천896개였던 일반건설업체 수만 하더라도 작년말에는 1만2천637개로 늘었다.
건설시장 규모는 1997년이나 작년이나 같은데, 건설업체 수만 300%이상의 신장률을 보인 셈이다. 업체 수가 많아지다 보니 당연히 입찰참가자 수도 늘어나고, 1사당 수주액이 급감하는 등 ‘과당경쟁''에 따른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과당경쟁''이라고 할 때 ‘경쟁''의 내용은 무엇인가? 적어도 공공공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적격심사 공사의 경우, 경쟁 내용은 ‘운수(運數)'' 경쟁이다. 누가 15개 복수예비가격중 4개를 뽑아 산술평균한 금액을 맞추느냐에 따라 공공공사 낙찰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또복권의 당첨확률은 800만분의 1이라지만, 공공공사 당첨확률은 15개 복수예비가격중 4개를 뽑아 산술평균한 금액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그 확률은 1천365분의 1이다. 로또복권 당첨확률보다는 훨씬 높다.
낙찰률도 소규모 공사일수록 높게 보장되어 있다. 수주하기가 어려워 그렇지, 수주만 하면 일괄하도급 등을 통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
이런 구조속에서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개의 업체를 만들어 서로 다른 가격에 입찰하는 길 밖에 없다. 그래서 신규 Paper Company를 여러 개 만들거나, 멀쩡한 회사를 분할·분사하면서 여러 개의 회사로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당연히 남들도 가만있지 않는다. 혼자만 회사 수를 늘리는게 아니라 남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회사 수를 늘리다 보니 ‘과당경쟁''은 더 심화되고, 공사낙찰 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Paper Company 설립을 비롯한 관리비용은 해마다 늘어난다.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신규등록업체가 경쟁적으로 양산된 결과 낙찰확률은 더 떨어지고, 이같은 악순환이 무한 반복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수만, 수십만개의 개미같은 업체와 Paper Company만 시장에 남게될 것이다.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재 공공공사 수주전(受注戰)의 실상은 이와 같다.
새 정부의 경쟁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그저 최저가 낙찰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떠돌고 있다. 그런데 건설공사에서 가격경쟁은 중요하지만, 유일한 경쟁방법은 아니다.
건설공사의 경우 품질향상이나 공기단축을 위한 경쟁도 대단히 중요하다. 동일한 품질의 시설물을 보다 저렴하게, 보다 빨리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경쟁방법이지만, 동일한 공사비를 지불하면서 보다 좋은 품질의 시설물을 공급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방법이다.
그런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는 품질향상과 공기단축보다는 가격경쟁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제 아무리 세계적인 건설업체로 평가받는 업체라도 축적된 기술력을 발휘해서 품질향상이나 공기단축, 혹은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발주자가 정한 방식대로만 시공할 것을 제도적으로 고착시켜 놓은 상태에서 낙찰가격만 대폭 깎아 버린 것이 현재의 최저가 낙찰제도다.
건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경쟁정책부터 정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운수경쟁''이나 단순 가격경쟁은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설업계의 공멸(共滅)을 초래할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운(運)’이 아니라 기술력있는 건설업체간에 균형적인 품질·공기·가격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경쟁정책의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건설시장 규모는 1997년이나 작년이나 같은데, 건설업체 수만 300%이상의 신장률을 보인 셈이다. 업체 수가 많아지다 보니 당연히 입찰참가자 수도 늘어나고, 1사당 수주액이 급감하는 등 ‘과당경쟁''에 따른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과당경쟁''이라고 할 때 ‘경쟁''의 내용은 무엇인가? 적어도 공공공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적격심사 공사의 경우, 경쟁 내용은 ‘운수(運數)'' 경쟁이다. 누가 15개 복수예비가격중 4개를 뽑아 산술평균한 금액을 맞추느냐에 따라 공공공사 낙찰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또복권의 당첨확률은 800만분의 1이라지만, 공공공사 당첨확률은 15개 복수예비가격중 4개를 뽑아 산술평균한 금액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그 확률은 1천365분의 1이다. 로또복권 당첨확률보다는 훨씬 높다.
낙찰률도 소규모 공사일수록 높게 보장되어 있다. 수주하기가 어려워 그렇지, 수주만 하면 일괄하도급 등을 통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
이런 구조속에서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개의 업체를 만들어 서로 다른 가격에 입찰하는 길 밖에 없다. 그래서 신규 Paper Company를 여러 개 만들거나, 멀쩡한 회사를 분할·분사하면서 여러 개의 회사로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당연히 남들도 가만있지 않는다. 혼자만 회사 수를 늘리는게 아니라 남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회사 수를 늘리다 보니 ‘과당경쟁''은 더 심화되고, 공사낙찰 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Paper Company 설립을 비롯한 관리비용은 해마다 늘어난다.
낙찰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신규등록업체가 경쟁적으로 양산된 결과 낙찰확률은 더 떨어지고, 이같은 악순환이 무한 반복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수만, 수십만개의 개미같은 업체와 Paper Company만 시장에 남게될 것이다.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재 공공공사 수주전(受注戰)의 실상은 이와 같다.
새 정부의 경쟁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그저 최저가 낙찰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떠돌고 있다. 그런데 건설공사에서 가격경쟁은 중요하지만, 유일한 경쟁방법은 아니다.
건설공사의 경우 품질향상이나 공기단축을 위한 경쟁도 대단히 중요하다. 동일한 품질의 시설물을 보다 저렴하게, 보다 빨리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경쟁방법이지만, 동일한 공사비를 지불하면서 보다 좋은 품질의 시설물을 공급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방법이다.
그런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는 품질향상과 공기단축보다는 가격경쟁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제 아무리 세계적인 건설업체로 평가받는 업체라도 축적된 기술력을 발휘해서 품질향상이나 공기단축, 혹은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발주자가 정한 방식대로만 시공할 것을 제도적으로 고착시켜 놓은 상태에서 낙찰가격만 대폭 깎아 버린 것이 현재의 최저가 낙찰제도다.
건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경쟁정책부터 정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운수경쟁''이나 단순 가격경쟁은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설업계의 공멸(共滅)을 초래할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운(運)’이 아니라 기술력있는 건설업체간에 균형적인 품질·공기·가격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경쟁정책의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