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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부동산 조세와 근로 의욕

보도일자 2020-02-16

보도기관 경기일보

사람이 일(勞動)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생계유지나 자아실현을 위한 것일 수도 있으며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의 중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지라도 노동을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 모두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을 통한 소득만으로는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평생 일을 해도 가족을 위한 필수 생활비를 빼고 나면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의 생활 물가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능력을 길러 직장에서 몸값을 더 받을 수도 있고 직장 외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으며 안 먹고 안 쓰며 절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은 나만 비켜 가지 않는다. 나이는 계속 먹어가는데 노동을 통해 추가 수입을 올리는 것은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꾸준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주식, 고금리 금융상품 투자, 정부가 띄우고 있는 리츠 투자, 달러 등 투자할 곳은 많다.

그러나, 투자를 할 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가족이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집 한 칸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었기에 집값의 절반이 넘게 은행 대출을 받았고 이를 계속 갚아나가기 때문이다. 대출금을 갚는 것은 고통이 수반된다. 그런데도, 내 집을 갖는 이유는 가족이 살 수 있고 늙어 소득이 없을 때는 팔아서 생활비로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노후 생활의 버팀목인 ‘내 집’도 더는 노후의 안정판이 될 수는 없는 것 같다. 정부의 조세 증액 정책으로 집에 대한 세금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의하며 서울에 집을 가진 1주택자의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3억 원인 경우 약 6.4%, 6억 원인 경우 12.7%, 9억 원은 약 21% 정도 상승할 것이라 한다. 고가의 강남 아파트가 아닌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단독주택의 세금으로는 엄청난 상승률이다. 세금을 내기 위해 그동안 가족의 생활 터전이 되었던 현재 집을 팔고 좀 더 외곽으로 이사를 하거나 은행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평생 열심히 일해 마련한 내 집이 무거운 세금으로 바뀌어 돌아온다면 가족의 따뜻함을 위해 집을 사려는 마음도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저축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여행가인 헤세 바르텍은 「조선, 1894년 여름」이라는 책을 통해 조선 남자들의 게으름에 대한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러나, 이후 그는 게으름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조선 남자들은 일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무엇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 만약 그들이 정말 필요한 생계 유지비보다 더 많이 번다면 관리들에게 빼앗길 것이다. 관리들의 탐욕은 이윤획득과 소유에 대한 모든 요구와 노동 의지 그리고 모든 산업을 질식시켰다.”라고 말이다. 또한, 그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조선에서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획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연 또는 좋은 수확 덕에 약간의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그들은 돈을 땅속에 묻고 비밀에 부친다. 그렇지 않으면 고급 관리들이 곧바로 달려들어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약 130년 전,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과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이 겹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나친 증세는 국민의 근로 의욕을 상실시킨다. 우리가 힘들게 노동을 하는 이유는 미래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맞물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