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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해외건설 수주 전략에 대한 단상

보도일자 2021-09-14

보도기관 아시아타임즈

경영학에는 달성해야 할 목표를 발견하고, 결정된 목표를 위한 '목표 지향적 전략'의 수립과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있다. 바로 '목표를 전략의 핵심에 두라'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기업이 발견해야 할 목표는 기업의 가치를 상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실행력을 끌어낼 수 있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목표는 보기 좋은 문구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올바른 목표를 설정했다 하더라도 목표 달성을 위한 추진력이 부족하다면, 이 또한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하게 된다. 결국, 결정된 목표는 기업 전체에 전달되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력이 뒷받침된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유기적으로 연계된 목표와 전략은 산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중요하다.

해외건설 수주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수립의 필요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정부의 대표적인 해외건설 수주 전략인 해외건설 진흥기본계획의 발표가 늦어지는 것을 보면 고심이 깊어지는 듯하다. 이처럼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과거의 아픈 경험 때문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우리는 2000년 후반부터 해외건설 수주가 매년 전년도 실적을 넘어설 때마다 들떠서 더 높은 숫자를 목표로 삼았다. 정부는 기업의 해외건설 시장 진출을 독려했고, 기업은 앞다투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더 많은 실적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양질의 사업 수주가 외면받으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하고,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해외건설 수주는 2016년을 시작으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수주 전략을 수립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5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인 해외건설 진흥기본계획의 핵심에는 어떤 목표를 두어야 할까.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한 기업과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숫자 형태의 목표는 아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수백억 달러의 수주나 국가순위가 해외건설 진흥기본계획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숫자로는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시선과 노력을 한 곳에 모을 수 없을 뿐더러 전달되지도 않는다.

이제 해외건설 시장은 과거처럼 산유국 중심의 대규모 발주 시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건설 시장의 성장세를 짐작해 볼 수 있는 ENR 250대 기업의 해외매출 규모는 2016년을 시작으로 5년 연속 하락하며 5000억 달러를 밑돌고 있다. 사업 수주는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기술과 사업관리 역량의 고도화 없이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해외건설 시장 환경에 대응력을 키우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전략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향하고 달성해야 할 목표는 해외건설 시장 점유율 1위나 건설 5대 강국이 아니라, 해외건설을 국가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해외건설을 수출 상품이 아닌 하나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국가와 기업의 역량을 응집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해외건설이다. 지금의 어려움을 넘어서는 것뿐만 아니라 견고한 국가 경제성장 동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