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present), 건설산업의 내일(tomorrow)을 준비할 시간
보도일자 2025-04-11
보도기관 대한경제
‘미래는 오늘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Future depends on what we do in the present)’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건설산업은 지금까지 ‘오늘’의 실천을 통해 국민의 내일을 준비해온 산업이었다. 단순히 시설물과 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의 삶을 담고, 사회의 질서를 반영하며,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 왔다. 그러나 지금, 그 ‘내일’이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 온 건설산업은, 거대한 시대 변화 앞에서 산업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재탄생(rebirth)을 요구받고 있다.
인구 감소, 기후 위기, 기술 혁신, 가치 변화까지 모든 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격변의 흐름 속에서 과거의 성장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건설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기술 투자 부족, 낮은 생산성, 반복되는 안전사고, 분절된 산업 구조, 복잡하고 경직된 규제 환경 등 현재 건설산업이 처한 문제는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구조적 한계의 결과이며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고다. 지금 변화를 위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다.
그간 정부 차원의 문제 진단과 전략 제시 그리고 산업계의 자구적 노력이 반복됐지만, 실행 기반 부족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산업 참여 주체들이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변화의 주체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보다는, 타인의 변화만을 요구하는 수동적 자세를 반복해왔다. 진정한 변화는 외부의 명령이나 일방적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자발적 의지와 실천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건설산업은 발주,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자재, 장비, 금융, 운영 등 전후방 산업이 정교하게 맞물린 생산 체계를 통해 시설물을 구현하는 복합 산업이다. 그러나 산업의 구조는 여전히 파편화되어 있으며,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주요 주체들은 협업보다는 갈등에, 책임 이행보다는 회피와 비효율적 운영에 익숙해져 왔다. 그 결과 생산성은 정체되고, 혁신은 지연되며, 품질과 안전은 반복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분절된 구조를 통합하고, 산업 전반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할 시점이다. 사업의 전 주기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고, 생산 과정 전반이 하나의 흐름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변화하는 시대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건설산업의 재탄생은 기술의 혁신을 넘어, 산업 구조와 문화, 정책 전반에 걸친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 참여 주체 모두가 건설산업의 역할과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는 규제기관의 역할을 넘어, 자율과 책임의 균형 속에서 기술활용 확산과 공정 거래질서 확립, 상생 문화 정착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 건설기업은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하에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기술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하며, 기술인은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인력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건설산업의 변화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건설산업의 재탄생은 구호나 문서로 완성되지 않는다. 모든 전략과 계획은 실행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세부 과제로 구체화하여야 하며, 단계별 로드맵을 통해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며, 약속이 아니라 결과다.
건설산업은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지금이 아니면 변화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의 자리에서 맡은 책임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산업 내부의 주체들이 스스로 변화를 끌어낼 때, 건설산업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세대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국민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