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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건설적(建設的)’인 건설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자

보도일자 2025-03-10

보도기관 대한경제

우리는 어떤 일을 더 새롭게 발전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의미로 ‘건설적(建設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건설적 대화, 건설적 비판, 건설적 행동, 건설적 사고 등에 사용되며 매우 긍정적이고 생산적이며, 적극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우리 건설산업은 도로, 항만, 공장 등 인프라를 건설하여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모든 산업발전의 기반을 조성해왔다. 그리고 주거·문화·편의시설 및 도시 조성을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이바지했다. 또한, 국내 토목·건축 기술력은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나칼레 대교와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 건설 등을 통해 세계에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알리고 국민들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이렇게 건설산업은 태생적으로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건설적(建設的)’이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우리 건설산업의 현주소가 진정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건설산업은 부실공사와 대형사고가 반복되고, 부정·부패 이미지로 국민의 신뢰가 낮으며, 낮은 디지털화 등으로 청년들이 기피하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건설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업주체들은 산업의 가치는 뒤로한 채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한 나머지 생산체계는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서로 남 탓만 하는 비생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 참여자간의 갈등, 비효율적인 생산구조의 결과로 사업자 중심의 과도한 징벌적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어, 21세기의 다양한 수요자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건설산업을 우리는 어떻게 본연의 ‘건설적(建設的)’인 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건설하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 ‘Construct’는 ‘함께(Con)’ + ‘쌓아 올린다(Struct)’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건설사업은 발주자-설계·엔지니어링-시공자-근로자 등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참여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과 동시에 모두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최종소비자인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최종 시설물을 생산하고, 더 나아가 건설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건설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한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중요한 산업이다. 국민이 생활하고, 이동하고, 일하고, 즐기는 모든 경제활동이 건설산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건설산업은 국민경제의 전부이며, 그 시대의 최첨단 기술과 문화가 집약된 종합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건설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역사와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중요한 건설산업이 생산과정에서 경직되고 분절된 구조로 인해 참여자 간의 유기적인 협업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로 인해 생산성을 비롯한 품질과 안전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기술 개발과 적용이 가장 더딘 산업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의 비효율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할 건설 제도와 법령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외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다. 그 결과, 건설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종합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이제 분절되고 파편화된 산업체계를 통합하고, 21세기 뉴노멀 시대에 걸맞는 산업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업계는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불필요한 경쟁과 갈등을 억제하며 상호 협력과 배려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수요자 맞춤형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건설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산업계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 중심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스마트 기술개발 및 R&D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산업계의 자생적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급변하는 환경에 정확한 상황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정부 내 범부처를 아우르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도 절실하다.

미래 건설산업은 전통적인 공급자 중심의 건설산업에서 벗어나 ‘건설적(建設的)’ 의미가 갖는 본연의 가치와 역할을 되찾고,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와 시스템, 시장, 상품을 혁신하여, 수요자 중심의 21세기 산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이제 건설산업의 대전환을 통한 ‘재탄생(Rebirth)’의 긴 여정에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