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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중국 건설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

보도일자 2001-09-21

보도기관 한국건설신문

2008년 북경 올림픽이 확정되면서 중국 건설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 건설시장의 규모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실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계륵에 가깝다는 비관적인 반응도 많다

먼저 중국 건설시장의 규모를 보면 고도성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전략을 추진하면서 크게 확대되어 왔다. 지난해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한 SOC 및 부동산개발과 관련한 중국의 시장규모는 2,177억 달러, 원화로는 약 2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금년부터 향후 5년간은 연간 3,500-4,000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거의 1.6배에서 2배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진작을 통한 고도 경제성장정책을 지속하고 특히 서부지역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올림픽과 관련하여 북경시는 인프라 건설을 위한 217억 달러를 포함해 약 273억달러를 향후 8년간 투자할 계획으로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건설투자 이외에도 올림픽 개최에 따른 제반 사회/경제적인 변화는 관련된 건설물량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건설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중국진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우리 건설업체가 중국에 지사 등을 설립한 기업으로는 현대, 대우, 삼성, LG, 우방 포스코개발 등이 있으나 IMF 이후 대부분 공사중단하고 철수 중에 있다. 다만, LG, 포스코개발, 삼성 등만 자체 공장건설 등의 극히 제한적인 건설공사에 참여 중에 있다. 그 만큼 중국건설시장의 진출이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 건설업체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건설시공부문에서는 우리나라 업체가 중국 현지 업체에 비해 가격이나 기술측면에서 경쟁력이 뛰어나지 못하다. 중국 현지 건설업체들도 시공에 있어서는 상당한 기술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의 건설시장 진출환경도 그렇게 우리에게 유리하지는 않다. SOC 투자와 관련하여서는 입찰과정 및 절차가 복잡하고 공정성도 부족하며 자국업체 보호의식이 강하다. 아무리 고도기술분야라 할지라도 외국기업의 단독 입찰을 허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중국업체와의 합작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SOC 건설 참여와 관련하여서는 외국업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BOT 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투자비에 대한 금융지원 없이는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남아 화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우 각종 인허가 절차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영향력이 매우 크며, 또한 이러한 과정들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부정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화교들과 경쟁하기는 매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중국의 공업화 및 첨단산업화와 더불어 기술적으로 전문성을 요구하는 제조업 공장의 건설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현지업체에 비해 아직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또한 향후 중국의 사유화가 더욱 진전되고 개인소득이 높아지면 아직까지 매우 열악한 상태에 있는 주택에서의 질적 향상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주택건설에 관해 내부장식, 공간활용 등 다양한 노하우가 있는 우리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품질 주택으로서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형성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업체들의 CM이나 엔지니어링 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이는 중국시장 뿐만 아니라 중동 등 여타 지역의 해외건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단순히 시공만으로 해외건설 진출을 할 수 있는 시점을 지났다. 한편, 우리 건설업체의 현지화를 강화하여야 한다. 중국에서의 건설수주 경쟁은 결국 중국 현지업체와의 경쟁이다. 그리고 중국과 같이 다소 폐쇄적인 지역에서는 현지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우리업체의 현지화가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단기간에 승부를 내겠다는 자세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중국전문가를 양성하고, 중국내에서의 인간관계 형성을 도모하는 한편 이를 위한 본사의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