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스스로 바꾸어야한다.
보도일자
보도기관
오퍼상의 10년 단골 미국회사와 중개 무역업을 하는 친구의 얘기가 생각난다.
거래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서로 얼굴한번 본 적 없고, 당연히 접대 같은 것은 해당사항이 없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10년 단골이 된 배경에는 납품하는 제품에 대한 신용, 즉 품질만족과 납기준수 이외에는 더도 덜도 없다는 말이다. 상호간에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일을 만들기 위해서, 또는 단골을 만들기 위해 굳이 접대비용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 개의 표준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글로벌 스탠더드 시대로 가는 지금 우리 주변, 특히 건설용역의 수주를 둘러싼 잡음은 쉴 날이 없고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우리에게만 통하는 관행적 표준(?)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건설시장에만 존재하는 엉터리 사전자격심사(P.Q)제도가 있어, 상당부분 실력외 부분인 접대에 의존하여 일을 수주하는 행태가 제도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고주의는 왜 갈수록 더 강화(?) 되어가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끼리만 통하는 관행이나 제도로는 글로벌 시대의 파고를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먹이사슬
서기 2000년을 넘어선 아직도 우리의 건설산업은 SOC건설, 주택건설 등을 통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입찰담합비리 및 각종 부조리 등의 전근대적인 관행이 빈번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다.
OECD가 주축이 되어 국제간 상거래의 부패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제정이 추진되는 등 국제 건설시장에서의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제공자의 형사처벌을 위한 국제협약』 제정 등이 미국 등 선진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건설산업은 특성상 관리들의 투명성과 사명감이 특별히 요구되는 특수분야이나 우리의 건설문화는 IMF체제속에서 건설물량의 감소 이후에도 부조리의 악습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발주자는 원청 업체에, 원청은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악습은 오랜 관습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악습은 기술력을 갖춘 건설관련업체와 기술인들의 퇴출로 이어지고 짜여진 각본 속의 각종 입찰부조리와 발주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합리적인 행태 등은 우리의 건설문화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합리화 보다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워 연줄대기 경쟁에 참여케 하고 있다.
오래전 조그만 건축사 사무실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제법 큰 아파트 사업승인건을 부지선정에서 부터 사업승인까지 일괄의뢰를 받은 적이 있다. 갓 독립한 나에겐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거듭된 현장확인과 철저한 수익성 검토를 거친 후 시작된 일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설문화의 실상을 미처 깨닫지 못한 나에게 어려움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인접한 군부대는 규정에도 없는 고도제한을 빌미로 층수삭감을 요구하였으며 관청은 여러 가지 조건을 빌미로 사업승인을 거부하였다. 까다로운 사업승인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저한 수익성의 감소가 예상되었고, 수차례의 협의로 사업은 지연되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좋은 조건으로 부지매각제의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부지의 주인은 바뀌었고, 오랜세월이 지난 지금 대규모의 고층아파트 단지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 일은 젊은 기술자에게 우리건설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해 주었다.
가진자와 받는자
오래전 수차례 기본안 제출 후 수주한 경남 근교의 소규모 콘도미니엄 설계 용역건은 우리 건설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철저한 현장확인과 문제점 분석을 거친 후 시작된 일은 피로감마저 잊은 채 제법 많은 낮과 밤을 보낸 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허가 절차를 마친 나는 접수된 서류를 뒤적이던 담당자의 얼굴을 보고 무언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검토를 마친 담당자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려 버렸다. 재차 확인을 위해 며칠 전 발급받아 첨부한 관련서류의 내용이 바뀌었다는 이야기였다.
담당자와 함께 확인한 계획도로의 위치는 단 며칠사이에 엉뚱하게도 신청부지의 중앙을 가로질러 지나고 있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동행한 건축주는 당황해 하는 나에게 다음날 재차 확인할 것을 권유한 후 그 자리를 벗어났고, 어쩔 수 없이 다음날 다시 그 원본을 확인한 나는 더욱 더 당황했다. 중앙을 가로지른 30m폭의 계획도로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처음과 똑같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일은 오래도록 나에게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참다운 건설문화
UR서비스 협상을 선두로, WTO체계의 출범, OECD가입 등으로 건설시장의 개방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거래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서로 얼굴한번 본 적 없고, 당연히 접대 같은 것은 해당사항이 없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10년 단골이 된 배경에는 납품하는 제품에 대한 신용, 즉 품질만족과 납기준수 이외에는 더도 덜도 없다는 말이다. 상호간에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일을 만들기 위해서, 또는 단골을 만들기 위해 굳이 접대비용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 개의 표준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글로벌 스탠더드 시대로 가는 지금 우리 주변, 특히 건설용역의 수주를 둘러싼 잡음은 쉴 날이 없고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우리에게만 통하는 관행적 표준(?)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건설시장에만 존재하는 엉터리 사전자격심사(P.Q)제도가 있어, 상당부분 실력외 부분인 접대에 의존하여 일을 수주하는 행태가 제도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고주의는 왜 갈수록 더 강화(?) 되어가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끼리만 통하는 관행이나 제도로는 글로벌 시대의 파고를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먹이사슬
서기 2000년을 넘어선 아직도 우리의 건설산업은 SOC건설, 주택건설 등을 통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입찰담합비리 및 각종 부조리 등의 전근대적인 관행이 빈번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다.
OECD가 주축이 되어 국제간 상거래의 부패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제정이 추진되는 등 국제 건설시장에서의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제공자의 형사처벌을 위한 국제협약』 제정 등이 미국 등 선진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건설산업은 특성상 관리들의 투명성과 사명감이 특별히 요구되는 특수분야이나 우리의 건설문화는 IMF체제속에서 건설물량의 감소 이후에도 부조리의 악습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발주자는 원청 업체에, 원청은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악습은 오랜 관습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악습은 기술력을 갖춘 건설관련업체와 기술인들의 퇴출로 이어지고 짜여진 각본 속의 각종 입찰부조리와 발주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합리적인 행태 등은 우리의 건설문화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합리화 보다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워 연줄대기 경쟁에 참여케 하고 있다.
오래전 조그만 건축사 사무실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제법 큰 아파트 사업승인건을 부지선정에서 부터 사업승인까지 일괄의뢰를 받은 적이 있다. 갓 독립한 나에겐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거듭된 현장확인과 철저한 수익성 검토를 거친 후 시작된 일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설문화의 실상을 미처 깨닫지 못한 나에게 어려움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인접한 군부대는 규정에도 없는 고도제한을 빌미로 층수삭감을 요구하였으며 관청은 여러 가지 조건을 빌미로 사업승인을 거부하였다. 까다로운 사업승인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저한 수익성의 감소가 예상되었고, 수차례의 협의로 사업은 지연되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좋은 조건으로 부지매각제의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부지의 주인은 바뀌었고, 오랜세월이 지난 지금 대규모의 고층아파트 단지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 일은 젊은 기술자에게 우리건설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해 주었다.
가진자와 받는자
오래전 수차례 기본안 제출 후 수주한 경남 근교의 소규모 콘도미니엄 설계 용역건은 우리 건설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철저한 현장확인과 문제점 분석을 거친 후 시작된 일은 피로감마저 잊은 채 제법 많은 낮과 밤을 보낸 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허가 절차를 마친 나는 접수된 서류를 뒤적이던 담당자의 얼굴을 보고 무언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검토를 마친 담당자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려 버렸다. 재차 확인을 위해 며칠 전 발급받아 첨부한 관련서류의 내용이 바뀌었다는 이야기였다.
담당자와 함께 확인한 계획도로의 위치는 단 며칠사이에 엉뚱하게도 신청부지의 중앙을 가로질러 지나고 있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동행한 건축주는 당황해 하는 나에게 다음날 재차 확인할 것을 권유한 후 그 자리를 벗어났고, 어쩔 수 없이 다음날 다시 그 원본을 확인한 나는 더욱 더 당황했다. 중앙을 가로지른 30m폭의 계획도로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처음과 똑같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일은 오래도록 나에게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참다운 건설문화
UR서비스 협상을 선두로, WTO체계의 출범, OECD가입 등으로 건설시장의 개방이 급속도로 진행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