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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주택공급체제 개선방안

보도일자 2004-02-23

보도기관 일간건설

◇개선이 필요한 우리나라 주택공급방식

우리나라의 주택공급방식은 대량의 주택을 조기에 공급해야 했던 시대적 요구로 인해 몇가지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공공부문의 직접재원 및 간접재원이 투입되는 공공주택은 물론 순수 민간부문이 공급하는 주택의 공급도 정부가 정한 방식에 따라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한다는 정책목표 달성에 있어 신규주택을 그 공급대상으로 삼았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고 서열을 매겼을 뿐만 아니라 신규로 공급되는 주택가격을 이들이 구입 가능하도록 조절하는 일이 필요했다.

또한 이들의 주택자금 마련과 민간건설업체들의 주택자금 조달을 모두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입주자 저축제도와 선분양방식을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주택공급 방식과 순수 민간부문의 주택공급방식이 거의 동일해 주택시장 내에서의 시장기능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이는 항상 경기가 불황기일 때에는 주택건설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 정책부담으로, 또 경기가 과열양상을 보일 경우에는 투기억제 대책으로 정책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제도는 주택시장의 여건변화, 정책대상에 대한 효율적인 주택공급 등을 위해 공급제도의 틀과 내용을 개선해야 한다. 이달 발표된 정부의 후분양 활성화 방안에서도 언급됐던 것처럼 청약제도는 정부정책의 대상인 공공주택시장에 한해 실시하고 그외 민간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현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공급제도를 수정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계획에 의하면 이러한 청약제도의 개선은 후분양이 정착되는 2007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청약제도의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선의 기본방향과 단계적 실행방안 등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공공시장과 민간시장의 구분이 명확한 외국의 주택정책

미국·일본·싱가포르과 같은 외국사례를 보면 정부의 주택정책 대상이 명확하고 지원방법도 각국의 사회적인 여건과 주택시장 여건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신 정부의 정책대상이 아닌 민간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주택공급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수요자 및 공급자에 대한 금융지원제도가 모두 발달돼 있다.

미국과 같이 민간 주택금융시장을 활성화시켜 활용하는 경우는 정부가 일부 계층에 대해서는 모기지 대출의 지급보증을 통해 주택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민간 주택개발의 경우 부동산 개발업이 발달돼 판매가 완료되기 전까지 개발업자의 단기자금조달이 여러 형태로 가능하다. 특히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는 공공주택시장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도 특징적이다.

즉 일본은 공공부문이 지원하는 주택금융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개인 및 사업자, 투자자 등에게 자금을 융자해 주고 있으며 각 주체별로 어떠한 주택을 구입하느냐에 따라 지원 내용을 각기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전체 주택시장에서 공공주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 이상이어서 정부가 주택시장에 많은 개입을 하고 있으나 민간시장에 대해서는 자율에 맡기고 공공주택시장에 전력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주택시장의 발달은 결과적으로 경기변동이나 소득변화에 따라 중·서민층의 주거가 크게 불안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공공주택시장이 발달돼 있지 못한 상황에서 공공과 민간 주택시장을 정부가 모두 정책대상으로 삼고 있어 정책의 효율성이 낮은 반면 민간주택시장의 시장기능도 제대로 작용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너무 포괄적인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제도는 정책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고 계층별로 차별적인 접근을 시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우리나라 주택공급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제언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대상의 범위를 축소해서 주택시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택공급제도의 적용대상인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사실상 신규 주택시장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주택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존재하는 등 주택시장의 여건이 변화된 현 시점에서 신규 주택공급이 곧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과거의 논리와 명분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분양가가 자율화돼 신규 공급되는 주택 가격이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높은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이제 신규 아파트는 중산층 이상의 대체수요 대상으로 더욱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규 분양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주택수요를 중고주택 등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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