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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학교용지부담금 위헌 판결 후속대책

보도일자 2005-04-20

보도기관 제일경제

지난 3월31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구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에 근거해 공동주택을 분양 받은 자에게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부담금의 부과 및 징수에 대한 위헌을 선고했다.
 헌재 판결의 핵심은 학교용지 확보를 위한 부담금 부과 행위는 현행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의무교육의 권리(제31조 2항)과 의무교의 무상(無償) 원칙(동조 3항)에 위반되는 위헌적 행정행위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의무교육 대상 학교용지의 확보는 부담금이라는 특별한 형식으로 분양계약자, 개발사업자와 같은 특정집단의 부담으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재정 즉,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중등교육을 위한 학교용지의 확보를 위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경우에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대상이 동질성을 가져야 하는데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하는 분양계약자 모두가 취학 수요를 유발하였다고 볼 수 없어 차별에 해당하므로 헌법이 정한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헌재의 판결에 충실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핵심은 현행 법령의 폐지 문제와 부담금을 납부하였으나 90일 또는 18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부담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선의의 납부자에 대한 처리 문제에 있다고 본다.

 우선 헌재는 의무교육 대상 학교용지의 확보를 위해 일반 국민 전체가 아닌 특정집단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이는 구법과 같이 분양계약자에게 부담시키거나 현행법과 같이 개발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 모두가 위헌을 의미한다. 결국 부담금의 부담주체를 종전의 분양계약자에서 개발사업자로 변경한 현행 법률 또한 명백한 위헌으로 실질적으로는 그 효력을 상실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현행법에 근거해 부담금 부과 처분을 받은 개발사업자 또는 건설업자는 이번 헌재 판결을 근거로 부담금의 부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것이 분명하므로 부담금의 징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인적자원부는 현행법의 폐지를 추진하고 일반 재정을 통해 학교용지 확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헌재 결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이유로 부담금을 납부했으나 일정기간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선의의 납부자 처리 문제이다. 2004년말까지 학교용지부담금은 약 20만명이 4천392억원을 납부했으나 위헌 결정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납부자는 약 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약 16만명에 달하는 납부자는 3천200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환급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부담금을 납부했으나 부담금 납부 고지서에 이의신청 제기기간이 포함된 경우에는 고지서를 받은 후 90일, 이의신청 기간의 불고지의 경우는 고지서를 받은 후 18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이다. 부담금 납부 고지 후 90일 또는 180일 이내에 부담금 부과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 없었던 경우 행정법 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환급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법 관계의 안정성 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정법 전체를 규율하고 있는 신뢰보호의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즉,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위에 대해 국민이 신뢰를 갖고 행위를 한 경우에는 국민의 신뢰가 보호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그 신뢰를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물론 이러한 신뢰보호의 원칙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이번 경우에서와 같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 부과행정을 신뢰하여 부담금을 납부한 자의 신뢰는 보호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따라서 징수된 학교용지부담금을 전액 환급해 줄 수 있는 특별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