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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해외건설 수출한국 재도약 견인

보도일자 2005-05-31

보도기관 제일경제

IMF이후 크게 위축됐던 해외건설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지난해 10·29대책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업계와 나아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해외건설은 과거와 크게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프라 개발을 위해 민간의 자본 참여를 요구하고 있으며 시공자의 금융 제공이 수주의 관건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 건축 및 토목분야에서는 중국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개도국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이와 같이 해외시장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의 해외건설도 사업구조와 사업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1995년 이후 건축과 토목 부문이 감소하고 플랜트 부문이 증가해 현재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70%내외를 플랜트 공사가 차지하고 있다.

건축이나 토목과 달리, 플랜트 공사는 고도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분야일 뿐 아니라 기자재 비용이 전체 공사비용의 약 60∼7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공계 고급 인력의 활용과 더불어 중소 기자재 업체들의 해외 동반 진출이 가능해 상당한 고용효과와 수출 파급효과를 나타내는 산업분야이다. 70년대에 해외건설이 현장 인력의 수출을 통해 국제수지 개선에 기여했다면 이제는 고급 인력과 제조업의 해외진출을 선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산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와 같이 해외건설이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나타내면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의적절하고 실효성있는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라크 복구 사업 참여를 위한 수주전에서 극명하게 나타난 바와 같이 해외건설 시장은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WTO협정의 발효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 따라 최근 정부에서도 해외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실효성있는 지원은 금융지원일 것이다. 우리 업체들의 수주에 크게 기여하는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을 단기간 내에 OECD국가 수준으로 증액시킬 수 없다면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들을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중동-북아프리카 경제협력 및 개발은행(MENA)등 다양한 국제 금융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혼합신용시 제공되는 수출금융의 외화가득률 조건을 완화하고 금리를 하향조정할 것이 요망된다.

또한 일본의 ODA지원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EDCF 주력지원 분야를 자원개발과 플랜트 분야로 전환하고 주력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지원의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무상원조인 개발조사사업과 경제개발협력기금의 연계를 높여 정부의 지원이 사업성있는 후속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방안과 새롭게 부상하는 디벨로퍼형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금융지원과 더불어 지원의 시너지를 높이고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통합조정기구의 설치도 시급하다. 현재 지원기관 다원화에 따른 부처간 이해관계 상충과 협조체제 미흡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해외건설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따라서 업계와 정부가 공동보조를 통해 노력을 경주한다면 머지않아 해외건설은 또다시 수출한국의 견인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