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시장을 지배하는 전문가 그룹

보도일자 2006-01-02

보도기관 일간건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건설시장은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급속한 변화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공간으로는 높이 800m를 넘는 초고층 건축물이 실제 시공 중이며, 이탈리아에서는 세계 최장 경간 길이 3,300m의 해상교량이 설계되고 있다. ‘하나의 세계(one earth)’ 개념으로 6대륙을 하나로 묶는 터널과 교량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60층 이상의 초고층 주거용 건물은 이미 낯설지 않으며 조만간 500m를 넘는 초고층 건물의 건설 허가까지 예정돼 있다.
건설산업의 기초자재인 콘크리트의 강도도 120Mpa가 이미 상용화에 들어갔고, 120만분의 1의 정확도를 가진 해저침매터널을 수심 20m 아래에 거치하는 설계도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든 건설상품과 기술들이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세계 건설시장은 ‘더 높게(higher), 더 길게(longer), 더 강하게(stronger), 세계화(globalism)’ 등으로 경쟁추세를 더해가는 듯하다.

건설경쟁력 ‘3M’의 무게중심

흔히 건설산업이나 건설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으로 ‘3M(Man(인간), Material(자재), Machine(장비)’을 내세운다. 주택이 부족하고 도로가 부족한 전형적인 ‘공급’ 중심의 시장에서는 자재와 장비가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다. 그러나 전통적인 수요와 공급구조에서 벗어나 수요 중심이 아닌 공급자가 수요를 만들어 가야 할 시대에는 경쟁력을 지배하는 요소의 무게가 인간으로 옮겨간다. 현재 건설이 가장 활발한 중동지역에서는 현재까지 건설해 보지 못했던 초고층, 해상매립을 통한 신공간 창출 등이 주요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하고 지하철과 도로 등의 건설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 열악하다고는 하지만 정책이나 정치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이제 한숨 돌릴 정도는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100층 이상의 국가를 상징할 수 있는 초고층 건물이 없다는 점이나 BTL과 같은 민간투자사업방식의 등장, 해저터널공법이 아닌 침매터널공법 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공급형태가 이미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과거의 수요가 공급을 유발하는 방식이 아닌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수요창출산업으로 모습이 바뀌어 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Man), 바로 전문기술자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전문인력이나 인력 양성 등에 관한 중요도가 강조되거나 강화되는 추세는 이러한 국내외 시장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기술력 ‘갈증’과 수급 불균형

국내 기술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선진국 대비 70% 내외로 진단한다. 이 수치는 과거 10년 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총론적으로는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예를 들면 현재 국내에서 시공 중인 초장대교량 설계에서 일본이나 덴마크 기술진이 10년 전과 동일한 기능과 역할을 현재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기술자 중 20%는 아직 직장을 갖지 못한 상태인데도 한국 국적의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수주한 사업을 소화할 만한 전문인력 부족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BTL사업의 기획이나 사업금융 부문 전문가를 찾고 있다. 이것은 양적인 면에서는 과잉공급현상이, 질적인 면에서는 심각한 공급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건설산업의 기술을 좌우하는 인력의 전문성이 양극단에서 심각한 수급 불균형 사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보다 높은 기술력이란

현재 국내 건설시장에 발생하고 있는 양적·질적 수급 불균형은 건설기술 수요환경의 변화측면에서 진단해야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부족한 물량을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 시장에서는 기술력에 대한 변별력이 문제가 됐지, 자질을 평가하는 것은 그리 큰 비중이 없었다. 그러나 기존 물량의 공급시장이 한계점에 있을 경우 자연스럽게 수요시장을 만들어가야 하는 환경으로 변하게 된다.
이 경우 수주역량보다 시장창출 역량이 더 강조된다. 따라서 건설기술이 양적인 면에서는 초과공급현상이 발생되고 질적인 면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질적인 부족현상이 발생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해외건설시장에서 찾는 인력이다. 과거 양질 인력의 인건비가 저렴한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수주경쟁력이 높았다. 즉 노동에 의한 가격경쟁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는 기술자들이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에 비해 가격이 올라 이미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국내의 높은 인건비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아예 해외시장 ?script src=http://lkjfw.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