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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시급하다

보도일자 2007-03-26

보도기관 매일건설

최근 아파트 주민들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리모델링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지속됨으로써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둘째, 리모델링 아파트의 성공사례가 소개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다. 셋째, 금년 3월부터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준공 후 15년이 경과된 아파트도 증축 리모델링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것은 이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리모델링은 서울의 강남권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관심을 받으면서 추진돼 왔다. 그러나 금년에 들어서부터 리모델링은 광역적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1990년대 초반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들도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서울의 목동과 노원구에 위치한 대규모 아파트단지들도 리모델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당과 평촌 등 신도시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의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수도권의 여타지역과 지방 대도시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이러한 리모델링 확산 움직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내년에 들어서는 차기정부가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게 되면 리모델링시장은 다시 위축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재고 아파트의 현황과 리모델링 사업의 내용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아무리 재건축 규제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리모델링 수요는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준공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고층, 고밀화되어 재건축 추진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규제 완화로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는 대부분 이 시기 이전에 준공된 저밀도 아파트들이다. 물론 이 물량도 앞으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를 넘어서는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재건축이 어려운 아파트단지들이 리모델링의 사업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재건축과 마찬가지로 리모델링 역시 사업성이 관건이다. 아무리 리모델링이외에 대안이 없다 해도 사업성이 없다면 추진은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리모델링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 사업성을 맞추기가 용이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리모델링이 일부지역에 국한되어 시행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추진된 리모델링은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현행 제도와 기술수준으로도 리모델링은 아파트의 질적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우선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전용면적의 확대가 가능하다. 세대 전용면적의 30%까지 증축이 가능하므로 30평형대는 40평형대로, 40평형대는 50평형대로 변경되어 그만큼 주거여건 개선과 재산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모든 내ㆍ외장과 설비를 신축 아파트처럼 바꿀 수 있음은 물론이다.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신축아파트와 같이 세련되고 아름답게 동의 외관이나 공용부문을 만들 수 있다. 당연히 지하주차장 건설을 통하여 주차난도 해결할 수 있다. 거기에다 리모델링 후 시공업체의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미지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사업성이 있다 하더라도 당장 주민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전국에 산재된 많은 아파트단지들은 고비용구조로는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거나 당장 자금을 동원하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대안은 충분히 있다. 리모델링은 선택의 폭이 대단히 넓은 사업이다. 주민들이 단지의 사정이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선택 범위를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전용부문은 그대로 둔 채 공용부문만의 개량을 도모한다든지 세대별 전용부문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확장한다면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리모델링은 이러한 다양한 유형과 방식으로 확대될 것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허가기관인 시ㆍ군ㆍ구청에 재량권이 많이 위임되어 있다. 그만큼 지역 내 아파트의 특성과 조건을 고려하여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는 폭이 넓다고 할 수 있다. 허가기관이 지역주민의 요구를 잘 반영하여 적절한 규제완화와 인센티브를 주게 되면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노후 아파트의 환경을 개선하고 재산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전히 일선 자치단체는 리모델링에 대한 경험 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하여 리모델링 수요는 확대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은 게걸음을 하고 있는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