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잘못 된 1%보다 제대로 된 99%가 낫다

보도일자 2008-09-18

보도기관 건설경제

언제부터인지 국내건설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있다. 부정과 부패, 그리고 부실, 이른바 ‘3不’로 인식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건설인들은 과거 영광과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성장에 기여했음을 몰라주는 바깥세상을 탓한다. 이런 부정적 시각 이면에는 건설인 스스로의 패배주의적 사고가 매몰되어 있다.

건설산업은 가장 오래된 산업이면서 동시에 단일 산업으로서는 경제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투자비 대비 GDP 비중이 15% 이상이며 직접 고용인원도 8%를 넘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 24시간 중 19시간은 실내 공간에 거주하고 있으며 5시간을 바깥에서 보낸다. 실내 공간은 건축을 의미하고 이동은 교통을 의미한다. 우리 국민들은 하루 중 건설산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되었는가. 건설산업을 선택이 아닌 절대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임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책임 역시 건설산업 스스로에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 건설은 현재까지 너무 수동적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고 본다. 건설산업이 국민경제를 위해 무엇을 해주기를 고민하기보다 국가가 항상 시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위치에 있었다는 의미다. 국내건설이 내수 시장에서 수동적 위치에서 만족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가 물량 배분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압축 성장과정에서 정부가 절대 부족한 사회간접시설부문에 투자하는 것을 극히 당연시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사회간접시설 투자도 절대적이 아닌 선택적 시장으로 바꿔버렸다. 더구나 정부의 투자여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미 국내 건설시장에 투입되는 소요자금의 70% 이상이 민간을 통해 조달되는 구조다. 따라서 정부 혹은 공공기관의 역할 역시 당연히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전문가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내 건설시장은 경제 침체로 인해 미분양이 늘어나고 또 공공투자시장마저 기대 이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 혹은 지자체를 향해 건설투자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가 가용한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회간접시설이 부족함에도 불구, 투자 액수를 늘릴 수 없는 형편이다.

시장을 만들어 내는 패러다임이 변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과거 공급자 일변도에서 이제는 시장을 창출하는 시행사 혹은 개발자로서의 역할까지 확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속도계가 이미 시속 260㎞를 넘기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 고속도로는 여전히 설계 최고속도를 110㎞에 묶어 놓고 있다. 이제는 시속 200㎞ 도로 건설도 가능한 시점에 와 있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 새로운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기라는 말이다.

건설산업과 시장을 살릴 역할을 외부에 맡겨 두기보다 건설산업 스스로가 해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의 부정적 인식부터 긍정적으로 바꿔 놓을 필요가 있다.

세계 건설시장의 크기는 연간 5조 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단일 산업으로서는 가장 큰 시장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건설시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증감은 있어도 시장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건설산업이라면 이제는 국가와 국민경제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급성장한 국민소득 덕택에 국민들의 눈높이가 엄청나게 높아져 있다. 눈높이는 건설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건설 상품은 과거와는 다른 품질과 성능, 그리고 기능이 첨단화된 것들이다. 원하는 서비스는 ‘더 좋은 것을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값싸게’로 초점이 모아져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시장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부정적 인식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 1%의 잘못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제대로 된 99%가 잘못된 1% 치유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제대로 된 99%가 국가와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미래 모습으로 바꾸는 데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에 주저 없어야 할 시기에 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할 시점이다. 2~3% 염분 농도로 바다와 강물이 구분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제대로 된 2%가 98%를 바꿀 수도 있다는 긍정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게 오늘 우리 건설산업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