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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2008년 부동산시장을 되돌아보며

보도일자 2009-01-06

보도기관 아시아투데이

2008년 부동산시장은 상반기와 하반기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 한 해였다. 상반기까지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뉴타운 사업에 의한 가격 폭등은 하반기 들어 국제 금융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빠르게 침체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너무 높아 붙여진 ‘버블 세븐’ 지역은 가격 하락의 ‘대표 지역’으로 바뀐 지 오래다.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진원지는 모두 수도권 인기 지역이다. 상반기까지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각종 부동산 규제도 하반기에는 대부분 폐지되거나 완화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규제를 풀어줄 경우 다시 가격을 폭등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의 수단으로 규제 완화를 전격 단행하고 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실물 경기의 흐름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08년에는 금융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대와 불안 심리가 전반적인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부분 완화됐지만 부동산 수요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전 세계를 위협하는 국제 금융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부동산시장이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전폭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도 현재의 금융 위기 앞에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을 배경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건설업체들에게도 지난 2008년은 무척이나 어려운 시기였다. 상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 주택사업마저 침체를 나타내자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은 서서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하반기 들어 미분양 적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었던 건설업체들에게 금융기관의 자금 경색은 전혀 예측치 못했던 악재였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아니더라도 국내 부동산시장은 이미 2007년 1분기를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태였다. 전국적으로 주택보급률이 107%를 넘어 주택 재고량의 수준도 크게 개선됐다. 인구 구조도 1인 가구와 노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변화하면서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고 있었다.

비교적 장기 호황 뒤에 오는 조정이라는 부담도 있었다. 따라서 금융 위기는 부동산시장의 조정폭을 좀더 깊게 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시장의 구조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던 것이다. 2008년은 경기 사이클상이나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볼 때 부동산시장 변화의 전환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올 2009년은 국내 경제와 부동산시장 모두에게 중요한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경기 회복이냐 침체 장기화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크게 위축된 부동산 수요의 회복이 실물경기 회복에 달려 있어 어느 때보다 실물경기 회복에 관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10여 년 전 IMF 외환 위기를 겪었던 시기를 돌이켜보자.

당시에는 모든 상황이 혹독하고 암울하기만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외환 위기를 꿋꿋이 이겨냈다. 그리고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우리 경제는 훨씬 더 견실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갔다. 앞으로 10년 뒤 우리는 2008년을 어떠한 한 해로, 어떠한 계기의 시점으로 볼 것인가? 그것은 지금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