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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4대강 건설공사 낙찰률 하락 문제 있다

보도일자 2010-02-25

보도기관 국토자원경제

4대강 살리기 건설공사의 낙찰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4대강 살리기 1차 공사에서 최저가 방식에서 50%대의 낙찰률이 속출했었다. 지난해 최저가 방식으로 발주된 22개 공구의 낙찰률은 62.3%에 그쳤다. 올해 발주된 턴키공사마저도 50% 낙찰률이 발생했다. 4대강 2차 턴키공사 5개 공구의 낙찰률은 예정가 대비 평균 70.38%를 기록했다.

2차 턴키공사 가운데 1000억~1500억원 규모의 하천환경정비와 준설공사 등으로 구성된 금강5공구에서는 고려개발과 삼부토건, 신동아건설, 한라건설 등 4개 건설사 컨소시엄이 수주경쟁을 벌여 고려개발 컨소시엄이 예정가 1260억원의 50.24%인 633억원에 실시설계 적격사로 뽑혔다. 낙동강25공구에서는 삼환기업 컨소시엄이 예정가 1458억원 대비 58%인 846억원에 실시설계 적격업체로 선정됐고 낙동강31공구에서는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예정가 990억원 대비 59.5%인 589억원에 수주했다.

이같은 턴키공사의 낙찰률 하락은 건설공사 발주물량 감소와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1차 턴키공사의 경우 보 등 구조물 공사가 많이 포함돼 기술력이 높은 대형 건설사간 경쟁구도가 형성됐으나 2차 턴키공사는 일반 하천공사인데다 공사규모가 작아 중견기업들이 대거 경쟁에 참여하면서 낙찰률이 대폭 하락했다. 특히 2차 턴키공사는 시공사 선정기준인 가격과 설계평가 비중이 50대 50으로 결정되며 저가입찰을 불렀다. 1차 턴키공사는 주요 구조물인 보의 랜드마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안 평가비중을 60%로 높였으나 2차에서는 가격 비중을 높여 업체들의 저가 입찰이 속출했다. 고품질의 건축물을 만들겠다는 턴키공사에서 가격경쟁을 심화시킨다면 턴키 발주의 의미가 퇴색되고 최저가 낙찰제와 같이 낙찰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턴키의 원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설계와 품질확보가 중요한 공사에 적용하고 가격경쟁은 최소화시켜야한다.

일반적으로 최저가낙찰제도가 경제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저가 낙찰제는 ‘승자의 저주’를 발생시킨다. 건설업은 가지고 있는 인력을 놀리는 것보다는 손해를 보고라고 낙찰을 받아서 인력을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특성상 공사를 저가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이유로 입찰자의 일방적 손실을 발주자가 인정하지 않는다. 입찰자에게 일방적 손실은 결국 발주자의 손실과 연결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선진 건설제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일본, EU 국가들은 최저가 낙찰제도 보다는 최고가치낙찰제도를 선호하고 단순 반복적인 공사에 최저가 낙찰제도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낙찰률은 95% 수준이다. 발주자들이 공공 공사에 필요한 비용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렇다면 발주자들이 정한 비용보다 더 낮은 가격을 써낸 낙찰자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더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건설사는 덤핑수주를 의도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낙찰 가능성이 떨어질 경우 함부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 공공 공사의 비용은 시설물의 품질이나 유지관리비용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총생애주기비용(Whole Life Cycle Costs)이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건축물은 한번 쓰고 버리는 1회용 라이터가 아니다. 건물의 편익과 비용은 건물이 태어나고 그 수명을 다할 때까지 발생하므로 성과는 생애주기 비용으로 판단해야한다.

한국도 이제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다가선 준선진국이다. 자동차를 만들건 맥주를 만들건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한다. 그래야 높은 부가가치를 획득하여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부문은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해외수주에서 발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CM이나 설계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는 열위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공사에 선진화된 마인드와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하여 성숙한 건설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