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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부동산 전망 왜 혼란스러울까

보도일자 2010-05-10

보도기관 조인스랜드

연구원에 있다 보니 강의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의를 의뢰하는 기관에는 건설업체도 있지만, 건설의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금융기관에서 강의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 1년 전인가 모 금융기관의 심사역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 달라는 의뢰가 있었다. 강의의 내용은 건설 전반에 관한 사항이었지만, 수강자 개인으로서의 관심의 초점은 언제나 부동산에 놓인다.

2시간가량의 강의를 끝내고 질문을 받는데 어떤 젊은 심사역 하나가 손을 번쩍 들더니 지금 집을 사야 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 왔다. 요지는 강의 중에 향후 부동산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했는데, 왜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집을 사야 할 시기라고 하느냐는 것이었다.

단기냐 장기냐 구분해야

잠시 무엇이 혼란을 가져 왔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각종 언론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부동산 가격은 일반적으로 6개월이나 1년 이내의 단기간을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건설 산업의 관점에서 언급한 부동산 가격이나 부동산 시장 전망은 적어도 향후 5년 이상의 보다 중장기적인 기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와 지금 집을 하라는 이야기는 모두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간에는 집값이 떨어질 전망이지만 5년 정도 긴 시간을 놓고 보면 현재 시점보다 다시 회복돼 더 오르는 곳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가격이나 수요에 대해 얘기하면서 흔히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가격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수요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간에 대한 언급 없이 얘기되는 가격이나 수요는 그 의미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마치 주식이 장기 상승세라 할지라도 단기적으로는 수 많은 저점과 고점이 반복되면서 변곡을 보이는 것처럼 부동산도 중장기적인 추세 속에서 많은 변곡점들이 있어서 어느 기간까지를 염두에 두고 얘기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론 변곡점 많아

일례로 1년 내에 주택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향후 1년 내에 부동산 가격이 가장 저점이 되는 시기가 어느 때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 저점을 기준으로 할 때 향후 부동산 가격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맞는 전망이 된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보자. 기간을 향후 5년으로 변경해 놓고 보면 향후 1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형성되는 저점 시기의 가격이 향후 5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저점의 가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렇게 놓고 보면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틀린 전망이 되고 만다. 즉, 저점이나 고점이라는 것은 우리가 어떤 기간을 염두에 두고 보느냐에 따라 항상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 언론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제 그들의 전망을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생각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시기는 언제쯤인가?

어느 정도 기간을 보유하고 있다가 매매할 것인가’ 그리고 나서 나에게 딱 맞는 전망을 찾아보자. 각자 사정에 따라 지금 매매를 해도 괜찮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