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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잠수교ㆍ반포대교- 2층 다리로

보도일자 2011-04-05

보도기관 건설경제

형태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최초의 복층 교량은 한강의 반포대교(盤浦大橋)이다. 다만 처음부터 복층으로 건설된 것은 아니며, 아래층과 위층이 6년여의 시차를 두고 개통되었다.

난쟁이 잠수교…한강 다리 폭파의 뼈저린 반성

흔히들 잠수교 또는 안보교라고 부르는 1층 다리는 1975년 9월에 착공하여 1976년 7월 15일 준공하였다. 연장 795m의 4차선(폭 18m), 높이 6.5m의 ‘난쟁이’ 다리로 건설되었으며 건설비는 28억 6000만원이 투입되었다. 용산에 주둔해 있던 군부대들과 가장 가까운 이 다리는 6ㆍ25 한국전쟁 당시의 한강인도교와 한강철교 폭파라는 비극적이고 아팠던 경험에 대한 반성 혹은 대안으로 구상되었다. 그래서 교각도 15m 경간으로 촘촘히 세웠다. 위기 상황에서의 용이한 복구를 염두에 둔 설계이다. 이 다리는 한때 지하 터널로도 구상되었었다. 이런 이유로 안보교(安保橋)라는 특이한 별칭이 붙여졌으며, 평상시에는 수면 2m 정도의 높이로 양쪽 강안의 고수부지(高水敷地)와 수평을 이루지만 홍수시에는 물속에 잠기게 되기에 잠수교(潛水橋)라 하였던 것이다. 필요할 경우 다리 가운데(제21, 22번 교각) 15m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려서 바지선 등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때 장안의 명물로 각광을 받았다. 일종의 가동교(可動橋)로서 승개(昇開)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잠수교는 준공된 지 한 달 만인 1976년 8월 13일에 첫 잠수 기록을 남기게 되었는데, 당시 한강 유역 강우량은 154mm였고 한강 수위는 6m 50cm였다.

2층 다리는 1980년 1월에 착공하여 1982년 6월 25일 준공하였다. 노폭 25m(6차선), 연장 1,490m의 규모로 개통되었으며 건설비는 215억원이 투입되었다. 이 다리가 개통되어 남산3호터널과 연계됨으로써 도심~강남터미널~남부순환도로 구간의 통행 시간을 5분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한강르네상스’와 무지개분수

한편 서울시에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반포대교와 그 주변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반포대교에는 1140m 길이의 ‘무지개분수’가 가설되었으며, 1층 잠수교도 ‘보행자 다리’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반포대교 주변의 한강공원에는 광장을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장, 야외무대를 갖춘 ‘브리지파크(Bridge Park)’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08년 10월에 시험 가동을 시작하여 2009년 4월 27일 준공한 반포대교 무지개분수는, 다리 양쪽 570m씩에 각각 380개의 노즐을 설치하여 38개의 수중 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1분에 190톤씩 20m 아래 한강으로 내뿜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계 최초이자 최장(最長)의 교량 분수이다. 세계 기네스협회에서는 반포대교 무지개분수를 ‘The longest bridge fountain(가장 긴 교량 분수)’으로 등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