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강남스타일, 싸이스타일, 건설스타일

보도일자 2012-10-15

보도기관 건설경제

연말 대선을 눈앞에 두고 정치뉴스가 판을 치는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뉴스가 또 하나 있다. 우리를 즐겁게도 하고 어리둥절하게도 만드는 소식,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광풍처럼 기록을 경신하는 뉴스를 지켜보며 우리는 매일 놀라고 있다. 지난 7월 15일 국내에서 첫 방송을 탄 이후 9월 4일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1억 회를 달성하더니 15일에는 아이튠즈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7일에는 빌보드 차트 2위에 올랐고 이제 1위 달성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조회수 3억 회 돌파라는 인터넷 기사가 떴다.

  세계를 뒤덮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에 놀란 언론들은 연일 나름의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자기만의 B급 정서가 통했다고도 하고, 개성 넘치는 콘텐츠가 성공 비결이라고도 한다. 기존의 K팝 열풍과는 다른 새로운 한류의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한다. 개중에는 성장 스토리와 스타일을 들추어내며 영웅 탄생을 그려내는 심층 분석도 있다. 모두가 맞는 말이다. 비슷한 말일지 모르지만 나는 ''강남스타일''의 성공비결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보려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성공시킨 원동력은 다름 아닌‘소통’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누구나 SNS의 엄청난 위력을 떠올릴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유독 싸이의 노래가 뜬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SNS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기 때문이다. 정말 성공의 핵심비결은 ''강남스타일'' 자체가 갖는 소통의 힘이다. 즉 콘텐츠의 소통능력이 성공비결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통능력의 실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웃음’이다. ''강남스타일''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낯선 사람의 웃기는 노래와 말춤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웃음이라는 공유의 감정은 순식간에 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공의 반쪽 이유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반쪽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흉내내기’이다. 따라하고 싶은 것이다. 따라하고 싶으려면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강남이 어디에 있고 우리말 가사가 무슨 뜻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저 노래와 춤이 재미있고 따라하고 싶었을 뿐이다. 수많은 패러디 물이 생겨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은 인간의 원초적 감정인 웃음과 흉내내기를 자극하여 사람들과의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가수 싸이는 어떻게 해서 이 단순한 노래와 춤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성공하였을까? 여기에 ''강남스타일''의 성공비결이 숨겨져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고 연습해야 한다. 즉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 수 있는 무엇을 만들기 위하여 피눈물나게 노력해야 한다. 수많은 젊은 개그맨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 점에서는 싸이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싸이에게는 남다른 점 하나가 더 있다. 그것은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자기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비결에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려는 삶의 자세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강남스타일''은 ''싸이스타일''인 것이다.

  성공의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길과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길이 그것이다. 전자의 길은 상대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비하여 후자의 길은 철저하게 자신의 강점과 선호에 초점을 맞춘다. 후자가 바로 ''싸이스타일''인 것이다. 열정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은 어느 순간 강력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의 공통된 심성이 이것을 가능케 한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는 차라리 ''싸이스타일''처럼 자신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하는 것이 성공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운이 나빠 성공하지 못했다 해도 자신만이 느끼는 행복감은 얻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과거 고도성장시절처럼 모든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그런 미래시장이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우리 건설업체들은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과거처럼 무턱대고 따라가기, 묻혀가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비자와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혹독한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 아닐까. ''강남스타일''처럼 ''싸이스타일''처럼 수많은 ''건설스타일''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