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부실 틀 벗고 수익성 높아져

보도일자 2002-05-29

보도기관 파이낸셜

주가가 올들어 큰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들의 주가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IMF 이전에 비해 경영 상태가 뚜렷이 호전됐는 데도 오히려 심각한 저평가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은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 구조조정을 통한 자산 효율성의 제고, 그리고 재무 안정성의 확보 등을 통해 가능해진다. IMF는 건설업체들에게 이 모든 것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 결과 건설업체의 재무구조는 뚜렷이 개선됐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IMF 이전인 1997년에 569.3%에 달하던 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이 2000년에는 291.7%로 무려 277.6% 포인트나 하락했으며, 유동비율도 105.3%에서 116.2%로 개선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정성, 수익성, 그리고 성장성의 3박자를 고루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건설업체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단기적으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의 주택경기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기전망의 영향이 크다. 여기다 대형업체의 부도, 부실, 및 정경유착 등으로 건설업은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는 위험산업이라고 인식된 그간의 부정적인 대국민 이미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체의 재무상태 호전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질 리 만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인식도 변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사회 전반의 성숙과 더불어 건설산업도 IMF를 계기로 과거 틀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 2월 "21세기 건설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 개편안"을 확정한 이후 지금까지 건설산업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입찰제도의 변별력을 강화하고, 건설업체들의 경영투명성과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이행보증제도를 도입하고 신용평가를 강화하는 등 건설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유도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98년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된 자산담보부증권(ABS), 주택저당채권유동화증권(MBS), 부동산투자회사제도(REITs) 등은 선진국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동산 시장과 자본시장의 연계를 통해 향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건설업체들도 이제 과거의 건설업체들이 아니다. 외형위주의 차입경영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수익성을 기업 제1의 목표로 삼아 수익성이 없는 공사는 수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외형은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탈바꿈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은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세계적인 위상을 확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산업이다. 이제 그 산업이 21세기의 새로운 비전을 위해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바로 지금이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