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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를 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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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턴키공사 담합을 묵인하여…낭비하고 있다.

정부는 턴키공사 담합을 묵인하여 연간1조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의 담합입찰 조사를 의뢰하며

최근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턴키공사 5개 공구 낙찰 결과에 대한 담합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대형업체가 20여개 내외이고 이들 업체들이 가격은 95% 이상으로 맞추고, 설계점수로 경쟁을 하자는 묵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평균 낙찰률이 98.3%에 이르고 최고낙찰률은 99.8%로 이들 공사를 수주한 업체들은 희희낙락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이다.

우리는 이러한 풍문을 사실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서울시 지하철 9호선 건설공사 낙찰 결과를 보면 이러한 소문을 그냥 넘겨 버리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너무 많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의 몇가지 사실을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는 바이다. 아울러 이러한 담합이 가능하도록 턴키입찰을 시행한 정부와 서울시의 행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며, 이번 낙찰을 유찰시키고 재입찰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 담합의혹이 제기되는 이유

서울시 지하철 9호선 건설공사 5개 공구의 낙찰 결과 담합 의혹이 짙은 이유는 먼저 낙찰률이 평균 98.3%에 이른다는 점이다. 최근 일천억원 이상의 대형 공사 낙찰률이 65% 내외에서 결정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98.3%라는 경이적인 수치는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서울시 2기 지하철 6, 7, 8호선 턴키 공사 입찰의 평균 낙찰률도 68% 정도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번 2기 지하철 건설공사에서 건설업체들이 손해를 많이 보았고,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는 낙찰률이 높게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고 나름대로 그 이유를 밝혔지만 현 시점에서 낙찰률 98.3%라는 결과는 담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수치이다.

특히 이번 입찰이 턴키계약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반 경쟁입찰보다 담합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올해 1천억원 이상의 공공 발주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턴키입찰은 최저가 낙찰제의 대상이 아니다. 턴키 입찰은 설계점수와 입찰금액이 평가의 항목이 되기 때문에 최저가로 써내야 한다는 가격 경쟁 부담은 일반경쟁입찰에 비해 덜한 편이다.

특히 턴키 입찰은 실질적으로 대형건설업체들만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담합이 훨씬 용이하다.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의 입찰공고를 보면 토목시공능력평가액 920억원 이상인 업체(약 60여개 업체)에게 참가자격이 주어졌으며, 실제 현장 설명에 참여한 업체는 27-29개 업체에 불과했다. 이렇듯 참여업체가 적은 이유는 턴키입찰의 경우 선투자비가 공사비의 약 5% 정도 들어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업체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1천억원 공사의 경우 50억원 정도가 미리 투자되어야 하고, 극단적일 경우 이 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 현행 제도는 설계점수 3등 이내에 들 경우 설계비를 보상해 주고 있지만 4등부터는 설계비를 몽땅 날리게 되어 있다. 더구나 공사비의 약 2% 정도로 소문나 있는 로비 비용은 공사를 낙찰받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즉 로비력과 자금력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 업체는 입찰에 참여할 엄두를 못내게 되어 있다. 이 점이 턴키공사 입찰이 대형업체의 전유물이 된 이유이다.

실제로 이번 서울시 9호선 지하철 건설공사에 응찰한 업체는 4개 공구가 2개 업체(공동도급 포함 4개 업체)였으며, 1개 공구는 3개업체(공동도급 포함 5개 업체)였다. 따라서 설계점수는 자동으로 3등 안에 들게 되었으며, 설계비를 날린 업체는 없는 셈이다. 또 절묘한 공동도급 짝짓기로 입찰에 참여한 대부분의 업체가 응찰되는 행운(?)까지 안게 되었다.

<표1> 서울시 9호선 지하철 5개공구 건설공사 턴키입찰 결과
903 106,304 103,965 97.80% 현대산업개발(대우) 두산건설

904 114,566 112,203 98.80% 엘지건설 한진중공업 벽산건설

907 133,132 126,300 94.86% 삼성물산(대림) 한일건설

909 161,671 160,216 99.10% 두산건설(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910 145,456 144,728 99.80% 동부건설(삼풍건설) 금호산업(임광토건) 삼부토건(롯데건설)

합 계 661,129 647,412 98.07%


김대중 정부 들어 건설업 분야에서 가장 큰 개혁 성과는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처벌을 통한 담합행위 방지였다. 그러나 최근 김대중 정부는 최저가 낙찰제의 사실상 유보를 선언하는가 하면, 대형건설사업에 대해 실익이 검증되지 않은 턴키입찰방식을 채택하여 턴키에 참여 할 수 있는 대형 건설업체가 담합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낙찰률이 일반공사보다 30%이상 높아져 결국 연간 약 1조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 정부는 대형건설업체의 담합여건을 조장하고, 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