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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조이고 풀고 되풀이 섣부른 대책 안되죠

보도일자 2002-09-12

보도기관 매일경제

"물풍선 효과 알죠? 이 쪽을 누르면 저 쪽으로 삐져나오고…." 집값을 잡을 대책을 묻자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33)는 "더 이 상 주택시장안정대책이 안나왔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을 따라잡느라 정부도 내놓을 만한 보따리는 거의 다 펼쳤다.

그래서 효과가 불투명하고 부작용이 나올 지 모르는 새 대책보다는 이미 내놓은 대책을 추스릴 때라는 얘기다.

김 박사는 부동산계에서 당찬 여성 주택전문가로 주목받는 인물. 연초에 청약시장이 과열되자 ''청약통장은 기능을 상실했다''며 ''점차 적으로 청약통장제를 없애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강남 집값 이 급등하자 줄곧 ''보유과세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9ㆍ4 주택시장안정대책''에서 보유과세를 강화하겠 다고 밝히자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실거래가 기준을 잡는 것도 어려운 문제고 조세저항도 만만찮을 것" 이라며 보유과세 강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몇 안되는 여성 주택전문가여서 그런지 그에게는 아줌마팬들이 많다.

언론에 몇 번 등장한 탓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아줌마팬들의 전화가 온다.

대부분 언제 어디다 집을 사야할지 찍어달라는 주문이다.

가끔 난감한 질문도 있다.

"박사님은 어디 사세요"라는 물음에 "수유동에 살아요"라고 대답할 때다.

반드시 "왜 전문가가 강북에 사느냐"는 질문이 꼭 뒤따르기 때 문. 그는 "강북에 살아서 힘든 것은 강남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할 때밖 에 없다"며 웃는다.

김 박사는 아파트값 하향안정세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될 것 이라고 전망한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뚜렷히 둔화되겠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내년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에 따라 재건축, 재개발을 비롯한 주택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내다본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 주택제도의 문제점으로 "일관성이 없다"고 꼬집 는다.

주택경기에 따라 너무 쉽게 풀어줬다가 또 다시 규제하는 정책 이 반복되면서 투기 기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69년 서울 출생으로 경원대 도시계획학과에서 공학박사 학 위를 받았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초빙연구원을 거쳐 95년부터 건설 산업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윤재오 기자 yjo@mk.co.kr>